당신....참 좋다 "
당신, 참 좋다!"
이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의 큰 보물(寶物)입니다
당신에게서 받은
이 기꺼운 선물(膳物)을
난 아직도, 먼지 하나 묻히지 않고
보관(保管)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은
나를 바라보며
갑자기 말했지요
당신, 참 좋다!
무가공(無加工)의 언어(言語)들은
스스로 숨소리를
엔진처럼 달고 다니나 봐요
당신,이라 말한 뒤 잠깐의 쉼표에서
그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것까지 기억(記憶)에 살아 있답니다
뺨과 입술과 눈매와
약간 벌름거리는 귀여운 콧자리 까지,
나에 대한 호의(好意)가
온 표정(表情)을 감도는 그 순간,
당신 얼굴은 하나의 물방울이 떨어지며
사방(四方)에 번져가는
아름다운 수면(水面) 같았지요
당신, 참 좋다!
우린 이 말을 에두르느라
얼마나 많은 말들을 발명해 왔는지요
이 말을 잘 하고자 공(功) 들인 말들이
오히려 이 말을 억누르고,
이 말을 숨기고, 이 말을 어지럽히지 않았을까요.
당신은 정말
단박에
이 말을 순정(純正) 한
첫 언어(言語)로 되돌렸습니다
놀라운 즐거움과
형언(形言) 할 수 없는 따뜻함이
이 말 뒤에 따라 왔었죠
왜 우린
이 상쾌(爽快) 한 언어(言語)를
그토록 꽁꽁 처매왔던 걸까요.
힘 겨울 때, 외로울 때,
지금 같은 날,
나는 가만히 당신의 입술을 흉내 내서
중얼거려 본답니다
눈 지그시 감고,
이렇게.......... "당신, 참 좋다!"
- 이상국 - 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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