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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울리지 않는 바이올린

DRAGON 2018. 9. 6. 05:49


울리지 않는 바이올린


Music : 조아람 - 비에 젖은 터미날


남편의 친구가

어느 날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는
얼굴도 잘 생겼으며

건강해 보였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남편과 같이 있는 동안
그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매혹된 나는
“악기도 다룰 줄 아세요?”

하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는,
“악기요...?”

하더니
한참 망설이던 그는

입을 열었다



“실은
바이올린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이 되었지요”



나는
왜 그만 두셨냐고 물었다

“실은 결혼 당시 제 아내한테
바이올린을 켜 주었을 때...



제 바이올린 솜씨가

형편 없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기는

바이올린을
정말 잘 하는 사람을

몇 안다고
말 하더군요



무슨 뜻 이었는지
알 수 있었죠.

“그 후로

그는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바이올린을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자기 아내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20년 동안이나

바이올린을
잡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니



인간이란

참 상처받기 쉬운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의 남편도
얼마나 많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을
숨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그 사람은

노래를 아주 잘했다

그런데 그는

자기 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노래를 할 수 없다 했다



아이들도 싫어하고...

아내는
너무 시끄럽다고 한다고....

나는 진정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 듯 정감 있고
사랑이 넘치는 노래를

어째서

그 사람의 아내와 아이는
들어주지 않는 지

이상 할 정도였다



설사

자기의 남편이
노래를

음정이
틀리게 부른다 해도

가슴에 사랑이 있다면
기꺼이 들어주고

만족해 하는 게
도리가 아닐까?



언젠가
남편이 쉬는 날

집에서
조그만 의자를 만들었다

값 비싸고
고급스런 의자와는 달랐지만

나는 그 것이
나름대로

큰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 마음을
전해 주는 방법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 의자에 앉아서

기뻐해 주는 것이
전부 였다



남편이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자랑 삼아 얘기 할 때

그 것이
다소 지루 할 지라도

조금은 감탄하며
들어주는 것 역시

그에 대한
작은 사랑이자

배려라고 생각해 왔다



이렇 듯

가정이란
별것 아닌 작은 이야기도

자랑삼아 나눌 수 있고
받아 들일 수 있는

다정하고 관대한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볼품없고
조잡한 의자는

당신이나 앉으라”
는 말로

남편을
외롭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런 의미 없는 말들은
남편의 가슴에

“울지 않는 바이올린”을
하나 더 보태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돌아 간 후...

나의 남편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을

울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구...”



내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을

울게 해 주었다는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계속 되는 한
내 마음 속에도

역시
울지 않는 바이올린이란

없을 것이다.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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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 굴러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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