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꽃등심
고기를 질적으로 평가하면 등심은 가장 연하며 등심 주위에 있는 지방은 맛이 좋으므로 고기 전체의 맛을 돋군다. 좋은 조건에서 사육한 소의 등심일수록 지방이 살 사이에 많이 축적되어 있는데, 그런 고기를 서양에서는 대리석 같다는 뜻에서 마블드 미트(marbled meat)라 하고 고가(高價)로 판매한다.
서양에서는 등심을 갈비뼈가 붙은 채 갈비뼈 두께로 잘라 판매한다. 목에 가까운 등심을 리브(rib)라 하고 허리 부분을 로인(loin)이라고 한다. 갈비뼈 몇 개를 함께 큰 덩어리로 자른 것은 큰 덩어리째로 오븐에 로스트로 굽고, 갈비 하나씩 두께로 자른 것은 스테이크용이다.
소고기를 먹어본다는 것은 약간의 호사스런 이야기가 되겠다. 경기도 좋지 못한 터에 소고기 한마리 먹자니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소고기를 먹을때 가장 먼저 전제할 것은 기본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이왕이면 가격이 비싼 것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그 가격에 거품이 대단히 많기 때문에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겠고, 식당에서 먹는다면 고급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데, 가격이 만만찮기 때문에 집에서 먹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린다.
소 한마리 먹어보기란 이름으로 시작되는 別味시리즈는 대부분의 쇠고기 부위를 거쳐갈 계획이기 때문에 상당한 분량의 시리즈가 되겠다. 지겨운 분들은 읽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그럼 지금부터 풍미가 가득한 소고기의세계로 들어가보자.
먼저 소고기를 요리하는 방법으로는 엄청난 가짓수가 있는데...오늘은 구이용으로 한정해서 쇠고기 맛을 보도록 하겠다.
구이용 소고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등심이다. 참고로 등심은 구이용 소고기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말하겠는데 삼겹살이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 구이인 것과 마찬가지다.
먼저 정육점에서 소고기 등심을 구입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맛있는 등심구이를 먹는 비결인지는 지금부터 잘 따라서 하면 독자 여러분도 등심 선별의 전문가가 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먼저 정육점을 들어가보자.
일반적으로 정육점에 들어가면 붉은색 형광등 일색이다. 이것은 고기의 색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상술이기 때문에 여기에 속으면 안된다.
진열장에도 당근 붉은색 형광등이 있는데 역시 고기의 색상을 고려한 장치다. 비교하자면 술이 한잔 거나하게 취하면 붉은등불아래 앉아있는 아가씨들이 겁나게 이쁘게 보이는 것이 같은 이치다.
◀ 일본의 경우인데 가급적 고기는 실내에 진열하는 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
술이 깬 다음에 보면 상당한 미모가 거의 조명빨이란 것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고기도 역시 조명빨에 속으면 맛있는 등심을 먹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먼저 진열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기의 상태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덩어리로 진열된 고기의 경우 고기의 표면에 암회색 내지는 검은색의 라인이 전체적으로 보인다면 상당한 기간이 흘렀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기덩어리의 전체 외부라인에 띄는 색상)
판매하는 사람은 숙성이 잘된 고기라고 우겨 말하겠지만 그것은 숙성이 아니라 보존방법의 잘못이나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슬라이스를 한 상태에서 고기가 겹치는 부분이 암갈색으로 변색된 경우는 고기와 고기의 접촉으로 인한 변색이기 때문에 과히 신경쓸 이유가 없다.
고기를 개방된 공간에서 파는 것은 여러모로 맛있게 먹을 수 없는 요건이 된다.▶
가끔 아주머니 여러분이나 아저씨 여러분들이 그것으로 트집을 잡는 경우가 있는데 무식의 소치라고 보면 틀림없다. 녹색을 띄는 경우가 아니면 부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면 되겠다.
그 다음에는 고기의 전체적인 색상과 무늬를 살펴보자.
먼저 특상등육을 기준으로 했을때 육색은 전반적으로 선홍색을 자랑하겠지만 그것은 불빛에 따른 것이고, 선홍색의 선도를 말하는 것이지 육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육질을 살필때는 육색이 자주색을 띄는 것을 고르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다음에는 고기안에 침착된 지방의 비율을 보는 것인데, 지방의 고른분포..즉 지방의 침착도가 뭉치지 않고 고르게 퍼져있는 것을 고르면 되겠다. 안개꽃처럼 뿌려놓은듯한 지방의 분포를 본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고기의 내부에 지방의 덩어리를 봐야하는데 떡심이라 부르는 반달형 힘줄의 주변에 기름기가 뭉쳐있는 것은 등급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상강도라 하는데 지방이 뭉쳤다는 것은 고르게 지방이 분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서민 여러분들께 최고급 쇠고기를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고르면 되겠다.
구이용과 스테이크용은 다르기 때문에 구입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스테이크용을 구입하는 요령은 다음 글에서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제 구워서 먹어보자
고기를 구울때는 순간적으로 강한 불에 굽는 것이 풍미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약한불에 서서히 굽는 것은 고기의 육즙을 과도하게 흘려보내기 때문에 본맛을 즐길 수 없다. 고기의 맛이란 살코기의맛이 아니라 육즙의 풍성함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강한 불에 굽는 것이 좋다.
참숯으로 굽는 것이 좋겠지만 가정에서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프라이팬이면 족하다.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에 등심을 한장만 올린다.
여러장을 올리게되면 프라이팬에서 열전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기가 익는 시간이 더디게될 것이고 그것은 육즙을 프라이팬에게 바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이다.
고기를 익힐때는 자주 뒤집지말고 고기표면에 수분이 끓는 것을 확인한 후에 뒤집는다. 뒤집은 표면에 수분이 끓는 것을 확인하면(상당히 끓어야한다) 가위로 잘라서 먹으면 되겠다. 절단하지 않고 넗은 상태로 구워야만 골고루 익기때문에 고기는 반드시 원형 그대로 굽는 것이 좋다.
등심의 소스는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가?
먼저 간장에 사과와 배를 갈아서 넣는다. 그 후에 약간의 참기름을 곁들이고 마늘을 다져서 넣는다. 청향고추와 양파는 썰어서 첨가한 후에 고기에 곁들여서 먹으면 되겠다.
식초와 설탕을 넣고 고추냉이를 넣으면 대강 끝나는데, 등심에는 고급일수록 지방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간장과 식초, 마늘과 양파가 들어가야만 지방을 분해하고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것이다.
위의 소스에 고기를 완전히 담근 다음에 여러 종류의 쌈채와 곁들이는 방법이 있고, 소금에 찍어먹는 방법이 있는데 필자는 소금에 찍어서 먹는 것을 즐긴다. 고기의 본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경우기 때문인데 간장소스도 나무랄데 없는 좋은 소스가 되겠다.
대충 소고기 등심을 구워먹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먼저 쇠고기 別味 시리즈를 시작하겠다.
다음편에서는 고기를 본격적으로 구워서 먹는데 아주 다양한 쇠고기 부위가 등장하겠다. 하나씩 시간을 가지고 다같이 맛있는 쇠고기 한마리 먹어보기를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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