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싫지만 맛은 나쁘지 않다며 시작한 청국장 찌개의 맛. 그 기기묘묘한 향과 맛과 영양을 몸이
기억하고, 어느 날 그 맛을 다시 달라며 두뇌를 부추긴다. 그리하여 또 다시 청국장 찌개에 숟가락을
넣고 침샘이 확 열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청국장은 기어이 유전자 사슬의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청국장의 맛과 영양은 부모로부터 내려 받은 정보이다. 때문에 청국장의 핵심인 바실러시균이 내뿜는
고약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번 목구멍으로 넘기기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맛있게 먹게 되는
우리의 음식이다. 바실러시균이 우리 장에 들어가 왕성하게 해독작용을 해줌으로써 변비를 치료해주고,
콩에 들어있는 사포닌이 암을 억제해주며,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이 많은 생리적 이로움의 핵심은 해독과 소화다.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긴 겨울을 보낸 신체는
적은 운동량으로 매우 경직되어 있으며 독소도 많이 쌓여 있게 마련이다. 봄철 청국장을 우리 몸이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이유도 그것이다.
청국장 찌개의 조리법은 간단하다. 일단 커다란 뚝배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양지머리를 얇게 썰고
고기 양념과 함께 주물러 냄비에 살짝 볶다가 고기 껍질이 익었다 싶으면 쌀뜨물을 부어 고기 맛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팔팔 끓는 고깃물에 청국장을 넣어 다시 끓이다 김치, 다진 마늘을 넣고 식성에 따라 두부, 애호박,
감자, 청양초, 홍초 등을 넣어, 오래 끓인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끓여주면 된다. 고기를 싫어한다면
넣지 않아도 상관없다.
또는 된장찌개를 끓일 때 찌개가 다 끓으면 거기에 청국장 한 숟가락을 푹 넣어 한소끔 더 끓이면
청국장 된장찌개가 된다. 아예 처음부터 된장 대신 청국장을 넣어 끓이면 더 깊고 진한 맛을 낼 수 있다.
김치찌개도 마찬가지. 청국장 한 덩어리를 넣어 한번 더 끓여주면 청국장 김치찌개가 된다.
예전만 해도 청국장 찌개는 주로 된장과 김치, 고기 찌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버섯과
우거지를 넣은 청국장 찌개도 인기다. 특히 가급적 육식을 피하는 젊은 주부나 싱글족들은 팽이버섯,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에 호박, 두부, 파, 고추, 마늘을 주재료로 하는 버섯 청국장 찌개나
우거지, 두부, 대파, 고추, 다진 마늘로 만드는 우거지 청국장 찌개를 즐겨 먹기도 한다.
날씨가 좀더 더워지면 청국장과 고추장, 다진 양파, 다진 마늘, 송송 썬 파와 부추, 깨소금 등을 다싯물
(가츠오부시·다시마·멸치 등을 끓여서 우려낸 국물)에 넣어 살짝 끓여 쌈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이 청국장 쌈장을 뜨거운 밥에 넣어 비벼 먹으면 청국장 비빔밥이 된다.
한편 청국장 찌개를 먹을 때는 그냥 백미나 현미밥보다는 봄나물밥과 함께 먹는 게 맛도 영양도
두 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냉이, 달래, 쑥, 씀바귀, 두릅, 비듬나물, 유채나물 등 햇나물을 데치
거나 살짝 찐다. 이후 다진 마늘, 양파, 고춧가루, 후춧가루, 레몬즙 등을 간장에 넣어 만든 양념장을
뜨거운 밥에 부어 비벼놓고, 팔팔 끓은 청국장과 함께 먹으면 금세 숟가락질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밥 한 숟갈 먹고 청국장 한 숟갈 뜨면 입 안에서는 고소한 청국장의 향기와 부드럽게 씹히는 청국장콩,
두부 등 각종 식재들이 섞여서 기가 막힌 맛을 연출하니 허겁지겁 먹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청국장은 이렇게 음식으로 만들지 않고 간식이나 비타민제 같은 건강 보조식품으로 먹거나, 다이어트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청국장을 청심환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먹기도 하고, 가루로 된 청국장을
물, 요구르트 등에 타 먹기도 한다. 특히 청국장을 장 개선 프로그램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이라면
매일 생청국장 100g, 말린 청국장이나 가루청국장 50g 정도를 먹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청국장은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지만, 유명한 맛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일산의 일산역 앞에 있는
‘양수면옥’(031-975-2267)은 원래 맛있는 고깃집으로 알려진 곳인데, 청국장 맛도 워낙 뛰어나서
청국장만 주문하는 손님들도 많다. 양수면옥은 백마역 근처의 풍동(‘애니골’이 이 지역의 원래 이름)
에 가도 똑같은 맛을 볼 수 있다.
(일산역앞의 양수면옥은 없어진걸로 알고있습니다- 블로그 쥔장)
강원도 정선의 ‘정원광장’(033-378-5100)의 뚝배기 청국장도 유명하다.
(경향신문)
서울의 청국장 맛있는 집.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 있는 향나무세그루(02-720-9524)는 마니아들에게 검증받은 청국장집.
10여년전, 다양한 한식으로 시작한 이 집은 청국장으로 소문나면서부터 현재는 점심 메뉴는 청국장만
하고 있다. 큰 그릇에 밥과 청국장 한술,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반찬으로 나온 싱싱한 콩나물, 무생채,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다. 청국장은 군산에서 가지고 온다.4000원.
중구 필동의 필동면옥 근처에 있는 고향식당(02-2264-0240)의 청국장 찌개는 맛이 깊다.
전라도 할매가 손수 발효시킨 청국장에 묵은 우거지와 돼지고기 사태를 몇 점 넣어 그야말로 담백한
청국장을 맛 볼 수 있다. 분식점과 같은 겉모습만으로 얕보기엔 음식이 너무 맛깔스럽다.4000원.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편 한국신용평가건물 지하 1층 진주청국장(02-785-6918)은 한정식집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인상처럼 청국장 맛도 부드럽다. 뚝배기에 끓여 담아낸 청국장은 절구에 빻아
통콩이나 콩조각 등 알갱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 사직공원옆 사직파출소 맞은편에 있는 사직분식(02-736-0598)은 문을 여는 순간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릇에 담아낸 청국장 찌개는 걸쭉한 국물에 콩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뒤쪽 골목에 있는 별궁식당(02-736-2176)의 냄새는 골목 끝까지 느낄 수 있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두부·파 등을 넣고 하얗게 보글보글 끓여낸 청국장은 꿀맛이 따로없다.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 뒤쪽 하나로식당(02-733-0678)에서는 가정식백반(5000원)에 무·배추를
듬뿍 넣은 청국장 찌개(5000원)가 나온다. 담백하다.
동교동 제일은행 뒤쪽의 전주식당(334-8500)은 한식 전문이지만 바지락과 두부 호박을 넣은
청국장 찌개(4500원)가 깔끔하다
서울 홍은동의 ‘한국회관’(02-304-9074)도 유기농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보리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강남 신사동 사거리에서 잠원동 방향으로 가다 볼 수 있는 ‘전주청국장’(02-541-3579)은 새벽까지
청국장 손님들이 들락거리는 곳이다.
충무로 ‘고향식당’(02-2264-0240)의 청국장 찌개는 돼지고기와 묵은 우거지를 넣어 끓여내는
청국장으로 이름이 자자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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