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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카나다 밴쿠버

DRAGON 2010. 11. 15. 15:49

 

 

 

북미 지역에서 태평양 너머로 동양을 연결시키는 또 하나의 대표 도시 캐나다 밴쿠버는 3면이 바다에다 1천500미터 높이의 코스트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천혜의 도시다. 여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아 습도가 낮고 바람까지 불어 시원하고, 겨울에는 흐리고 비도 많이 오지만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캐나다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받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 깨끗하고 안전한 주위 환경, 친절한 시민들까지 삼박자를 이루어 최근 EIU(Economist Intelli- gence Unit)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세계 각국 출신의 이민자들이 서로 내로라하는 맛있는 요리에 다양한 쇼핑 시설까지 갖추어 관광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캐나다에서 세 번째 ·서부 최대 도시

 

인구 50만여 명인 밴쿠버는 200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최대의 도시로 주도인 빅토리아 시보다 경제적인 힘이 세다. 도시는 북쪽 버라드 만을 기준으로 북부와 서부로 나뉘는데, 서쪽으로는 태평양의 조지아 해협이 맞닿아 있고, 남쪽의 프레이저 강은 작은 위성 도시들과의 경계를 이룬다.


옛날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태평양 연안이 식료품이나 목재, 광물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데켈(Dakelh), 실코틴(Tsilhqot’in), 타기쉬(Tagish), 트링깃(Tlingit), 릴루엣(Lillooet), 스콰미시(Squamish) 등 30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많은 족속들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밴쿠버는 그 중에서도 코스트 살리쉬(The Coast Salish)족의 오랜 삶의 터전으로 자연과 인간을 존중하는 역사와 전통 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18세기 중순부터 주로 유럽의 탐험가들이 해달 모피 사업 차 방문했으며 1778년 제임스 쿡 선장이 유럽에서 북극해를 경유해 아시아로 향하는 북서항로를 발견하기 위해 이 지역을 찾아왔다가 누트카 사운드에 도착했다. 이 후 영국인의 이주가 활발했으며 1792년 지금의 버라드 만을 항해한 영국 해군 조지 밴쿠버 함장을 기념, 밴쿠버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후 1513년 이래 태평양 연안 지역을 지배한다고 선언한 스페인과 이에 대항한 영국이 교전을 벌여 영국이 승리해 1794년 누트카 조약을 체결하고 지배하게 됐다. 

1858년에는 이 곳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이른바 ‘골드 러시’가 시작돼 이 시기 많은 유럽인들이 이주해 왔다.

1866년 밴쿠버 섬과 브리티시컬럼비아 본토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식민지로 통합된다. 1871년 행정의 실패로 발생한 막대한 부채를 자치령 정부가 부담하는 형태로 통합돼 자치령에 가입하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가 됐다.
 
신흥 경제권 한·중·일 이민자 많아

동시에 몬트리올에서부터 이곳까지 대륙을 횡단하는 캐나다태평양 철도(CPA) 연결공사가 시작됐고 1886년 완공 개통돼 항구와 연결되자 밴쿠버는 태평양 연안의 주요 도시로 급성장했으며,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공업제품들을 수출하는 기지가 되어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

20세기 이후 세계 각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는데, 특히 한국, 중국(홍콩),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3개국 사람들이 많아 모국의 탄탄한 경제력과 연결돼 다방면에서 경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밴쿠버는 보통 관광 권역을 도심, 북부와 남부 세 지역으로 나눈다. 먼저 작은 항구를 중심으로 발달한 지역인 도심 지역은 호텔, 레스토랑, 쇼핑, 비즈니스 등 현지인의 생활의 중심지이자 관광객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의 메카이다.

 
시내 일원 다양한 볼거리 천국 

다운타운의 대표적인 명소는 밴쿠버 최초의 번화가를 이룬 개스타운, 베벌리힐스를 연상시키는 롭슨 스트리트, 캐나다의 작은 중국, 차이나타운 등이 있다. 또 바로 북서쪽에 1888년 총독인 스탠리 경의 이름을 따 지은 120만 평 규모의 스탠리 공원, 항구 쪽에는 밴쿠버를 상징하는 범선 모양의 웅장한 건물로 잘 알려진 캐나다 플레이스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밴쿠버 최고층 빌딩으로 167미터 높이에 전망대를 갖춘 하버센터 타워, 다운타운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가장 화려한 거리 그랜빌 스트리트와 이곳과 다리로 연결되는 도심 위락단지 그랜빌 아일랜드는 관광객들이라면 꼭 한번 들르게 되는 곳이다.

 

밴쿠버 북부 대자연 관광권


밴쿠버 북부는 버라드 강을 사이에 두고 시내의 맞은편 연안에 펼쳐져 있는 곳. 라이온스 게이트를 건너 오른편을 말한다. 시내에서 버스로 약 15분 거리인 이 곳은 숲이 우거진 언덕에 고급 주택가가 펼쳐지며, 그라우스 산, 카필라노 계곡 등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그라우스 산은 밴쿠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으로 곤돌라를 타고 산꼭대기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또 서부 해안에 위치한 카필라노 계곡은 110년 전에 만들어진 높이 70미터, 길이 140미터의 현수교인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로 유명하다.

밴쿠버의 남부는 주거지가 발달한 완만한 구릉지역이다. 곧게 뻗은 도로와 전형적인 캐나다 주거 문화를 엿볼 수 있고 대규모 쇼핑 센터와 위락단지가 조성돼 쇼핑과 유흥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공원과 해변, 대학 등도 손꼽히는 볼거리다. 
 
남쪽 포인트 그레이 반도 끝에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UBC)은 캐나다 최대 규모의 대학으로 약 120만 평에 이르는 광대한 캠퍼스에 8개의 단과대학, 9개의 연구소, 골프장, 도서관, 피트니스 센터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의외의 관광보고 


특히 공원처럼 잘 다듬어진 쾌적한 분위기의 캠퍼스는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곳으로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정보 교환 장소 및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인류학박물관은 세계 각국의 생활 도구 및 민예품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1만4천여 점의 방대한 소장품을 자랑한다. 콘크리트와 유리를 조화시킨 아서 에릭슨 설계의 전시실이 인상적이며, 또한 북서 해안지역 인디언의 문화를 기록한 컬렉션이 볼만하다. 아시아 코너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수집한 여러 가지 물품들이 눈길을 끈다. 

  

또 하나의 명물인 버나비박물관은 19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1만2천여 평의 규모에 19세기 말~20세기 초 밴쿠버 초창기 거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그 당시 복장을 한 사람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곳인데, 박물관 주변으로는 호수 공원이 있어 산책을 하거나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다.


UBC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명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유일의 누드 비치인 렉 비치다. 여름철이면 가장 원초적인 모습으로 돌아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호기심에 찬 관광객들도 옷을 벗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 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6번 트레일 근처로 모래사장이 넓게 깔려 있다. 이곳에서부터 인류학박물관 아래쪽의 타워비치까지는 1킬로미터 정도의 해변이 길게 이어진다.

 

 

시내 스탠리 공원에서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를 건너 노스 밴쿠버로 가면 울창한 숲과 계곡이 펼쳐지고,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카필라노 계곡이 나오는데 이곳에 1988년에 만들어진 높이 70, 길이 140미터의 현수교식 구름다리 카필라노 모험다리 (Capilano Suspension Bridge)가 걸려 있다.


아찔한 계곡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이 다리는 바람이 없는 날에도 조금씩 흔들려 손을 잡지 않고서는 건널 수 없다. 그래도 저려오는 오금 때문에 발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높이도그렇지만숨이막힐정도로빼어난주변경관도볼거리. 건널때뛰 거나 발을 구르면 심하게 흔들리므로 조심할 것!

스릴 넘치는 다리 체험을 마치고 생태 관광 가이드 투어와 어린이 열대우림 탐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살아있는 밀림 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독특한 열대 우림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토템폴 전시 공원을 둘러보거나 빅 하우스에 서의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며, 민예품 가게에서는 직접 기념품을 만들어 주는 원주민 공예가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캐나다 달러로 성인 27.95, 노인(65세 이상) 25.95, 학생(17세 이상, 신분 증 지참) 21.75, 청소년(13∼16세) 16.65, 어린이(6∼ 12세)는 8.75달러이고 6세 미 만은 무료다.
 
 
 비자  체류 6개월 미만, 관광이나 친지 방문이 목적이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나, 캐나다에서 직업을 갖거나 6개월 이상 어학연수를 갈 땐 반드시 비자를 받아야 한다(문의 : 주한캐나다대사관 비자과).
 
 시차  한국보다 17시간 늦다.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4월 첫째 일요일과 10월 마지막 일요일 사이에는 16시간이 늦다.
 
   레스토랑에서는 총 금액의 10~15퍼센트가 일반적. 택시는 요금의 15~20퍼센트. 호텔 룸 메이드에게 주고 싶다면 캐나다 5달러라야 한다. 캐나다 화폐에는 1달러가 없고 가장 적은 지폐 단위가 5달러이기 때문이다.
 
 쇼핑  상가나 쇼핑몰은 대개 월~수요일과 토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목요일과 금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일부는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도 하고, 일요일은 문을 닫는 곳이 많다.
 
 교통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공항버스인 에어포터를 비롯해 시내버스, 택시, 리무진 등 다양한 수단이 있다. 가장 편리한 것은 에어포터인데 시내버스보다 비싸지만 한번에 시내 주요 호텔로 연결해 준다. 시내 교통 수단인 버스, 스카이 트레인, 시(Sea)버스는 모두 트랜스 링크에서 관리한다. 따라서 90분 이내면 티켓 한 장으로 여러 번 탑승할 수 있다. 버스 노선은 시내와 교외가 모두 연결돼 있어 효율적으로 관광할 수 있다. 스카이 트레인은 공중으로 다니므로 교통 체증이 없어 좋고, 15분 간격의 시버스는 버스, 스카이 트레인과 환승도 가능하다. 시버스에서 보는 다운타운과 스탠리 공원 전망이 유명하며 야경 또한 아름답다.

 
 
▶ 
서부해안식 웰빙 푸드  태평양 북서부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로 만드는 요리. 연어, 은대구와 굴 등을 고급 치즈와 수제 처트니, 유기 농산물과 갓 수확한 딸기 그리고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개인 양조장에서 만든 명성 높은 와인, 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다. 웨스트 코스트 퀴진(West Coast Cuisine)이 유명하다.
  
▶ 전세계 음식과 퓨전 요리  중국, 일본, 태국, 한국, 베트남, 그리스, 이탈리아 요리를 비롯해 퓨전 요리까지 각양각색의 맛을 즐겨보자.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레스토랑부터 가까운 동네의 뷔페 식당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는 곳을 택하면 된다. 인도 요리로 가장 유명한 곳은 뉴욕타임즈가 호평한 비 / 비 랭골리(Vij’s / Vij’s Rangoli)다. 

 
 
▶ 훈제 연어  캐나다는 세계 5대 어류와 해산물 수출국인 만큼 해산물이 풍부하다. 바다는 물론 호수도 많아 어류와 해산물의 천국이다. 특히 연어는 북태평양 청정지역에서 잡아 신선함과 맛은 물론이고, 오메가 3가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오메가 3는 캐나다 보건성, 미국립 보건연구소, 유엔보건기구에서도 섭취를 권장하는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다. 
 
▶ 메이플 시럽  캐나다에 가면 단풍잎 로고가 새겨진 메이플 시럽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기나 긴 겨울을 천막 안에서, 건조된 육류와 생선만으로 지내야 했던 캐나다 원주민들이 부족한 비타민C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봄철 단풍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마신 데서 비롯된 건강보조 식품이다. 실제로 메이플 시럽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들어 있다. 캐나다산 제품은 북미의 엄격한 유기농 식품 인증으로 신뢰성이 더 높다.
 
 
▶ 트롤리 버스 타고 시내 둘러보기
관광명소를 순회하는 다양한 투어버스들이 있다. 특히 옛날 차 모양의 트롤리 버스는 개스타운을 출발해 스탠리 공원, 잉글리시 베이, 차이나타운, 사이언스 월드 해양박물관, 롭슨 스트리트 등을 순환하는 인기 코스. 버스만 타도 약 2시간이 소요되며, 예약은 필요 없고 15개의 정류장에서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 있다. 좌석은 선착순이며 1일권(성인 : C$35, 어린이 : C$18)을 사면 된다.
 
▶ 인라인 또는 자전거 타고 스탠리 공원 돌아보기
스탠리 공원은 시내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해안도로와 울창한 숲, 곳곳에 캐나다 원주민들의 예술 작품과 수족관, 동물원 등이 있어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하지만 스탠리 공원의 참 맛은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봐야 느낄 수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공원 입구에 자전거와 인라인 대여점이 많으므로 장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 그랜빌 아일랜드에서의 쇼핑, 윈도우 쇼핑도 OK
마켓에서부터 각종 숍, 레스토랑,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브로이하우스와 해양 레포츠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 단지. 이곳은 작은 장신구를 비롯한 독창적인 공예품과 특이한 소품, 기념품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인근지역에서 재배된 신선한 농작물과 해산물 등 각종 식품과 음식들을 구입할 수 있는 퍼블릭 마켓에서는 밴쿠버 시민들을 삶을 느낄 수 있다.
 
▶ 카페 아티지아노에서 커피 마시기
한국에도 있는 카페 아티지아노 커피를 왜 굳이 밴쿠버에서 마셔야 할까? 매년 밴쿠버의 최고 커피전문점으로 선정되는 이곳에는 각종 커피 대회에서 1등을 한 바리스타가 있기 때문. 2003~5년도 캐나다 바리스타 대회 챔피언이 직접이 뽑아주는 커피는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 특히 풍부한 우유거품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라떼는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 그라우스 산에서 곤돌라 타고 야경 보기
그라우스 산은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100명 정원에 15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스카이 라이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밴쿠버 시내와 태평양까지 스펙터클한 풍경이 펼쳐진다. 1천100미터 높이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 선물가게 등이 있어 이곳에서 밴쿠버의 야경을 감상하며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밴쿠버에는 나이아가라 폭포나 로키 산맥처럼 관광객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랜드마크는 없다. 대신‘태평양 연안’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다양한 인종과 문명을 받아들이며 형성된 문화의 흔적들과 여행자에게 쉼을 허락하는 공간의 미학들이 존재한다.

도시를 누비며 곳곳에 스며있는 밴쿠버만의 미학을 엿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다운타운 북동쪽 개스타운(Gas Town)에 가면 높이 5미터에 무게가 2톤이 넘는 거리 시계 하나가 눈길을 끈다. 15분마다 증기를 뿜어내는 이 시계는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의 배경으로 놓치지 않는 명물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별로 대단할 것 없다’는 반응과 함께 사진 한 장 찍고는 자리를 뜬다. 시계가 전기로 작동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 허망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계는 세계 최초이자 전세계에 두 개밖에 없는 명물임은 분명하다.

또 이 지역은 밴쿠버 역사의 발상지이기도 한데, 1867년 영국인 존 데이튼이 정착하면서 탄생한 마을이다. 개스타운이라는 이름도 마을 최고의 인기인이기도 했던 그의 별명 잭(Gassy Jack : 수다쟁이)에서 유래됐다. 19세기 영국 식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15분마다 울리는 증기시계 소리를 적어도 두세 번쯤은 들으며 한적하게 여유를 누리길 권하고 싶다.
 
복고풍 거리, 아기자기한 예술품

밴쿠버에서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끼려면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찾을 일이다. 다운타운 남쪽에 그랜빌 브리지로 연결돼 ‘섬 아닌 섬’이 된 이곳은 원래 공장지대였으나 1973년 상업지구로 재개발돼 소규모 갤러리와 공방이 즐비한 ‘공방 거리’로 변신했다. 디자이너가 손수 제작한 옷을 파는 가게, 나무·돌 등으로 안경테를 만드는 젊은 예술가의 작업실, 기하학적인 모형의 가구를 판매하는 가구점 등 살아있는 박물관을 구경하다 보면 다소 비싸 주머니를 선뜻 열기 어렵지만‘눈’만은 행복하다.
도심 한복판 롭슨 스트리트에 위치한 밴쿠버 아트갤러리는 유명 작가의 전시회 등으로 방문객도 많지만 분수가 있는 너른 광장에서 휴식하는 이들로 늘 붐빈다. 미술관은 네오 르네상스식의 화려한 건물 외관으로 개스타운의 증기시계처럼 관광객들의 사진배경으로 ‘애호’되기도 한다.

이 갤러리는 애초 대법원으로 지었으나 1983년부터‘용도변경’돼 각종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주도인 빅토리아 출신으로 태평양 연안과 무성한 우림으로 대표되는 캐나다 서부지역의 풍경과 캐나다 원주민의 생활, 토템폴(Totem Pole) 등을 소재로 독자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캐나다 미술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겨 ‘현대미술의 어머니’라 불리는 에밀리 카(Emily Carr)의 작품 200여 점은 이 갤러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원주민 생활 재현한 박물관

낭만적인 해변 잉글리시 베이(English Bay) 인근에 위치한 갓 모양의 밴쿠버박물관은 도시의 태동부터 원주민과 이주민과의 갈등, 20세기 아시아인들의 대거 이주 과정 등의 역사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최초로 북미 대륙을 일주한 선박 세인트 로크(St.Roch)호가 전시돼 있는 해양박물관에 들어가면 20세기 중반 역사의 격랑 속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이외에도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UBC) 내에 위치한 인류학박물관은 독특한 건축 디자인과 다양한 전시품으로 유명하다. 토템폴 등 캐나다 원주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시품은 물론 우리나라의 부채 같은 전통 소품 등 전세계 전통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인류학박물관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누드비치라는 것. 캠퍼스 내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의아하기도 하지만 캐나다인들의 자유로운 정서를 엿볼 수 있어 이채롭다.

사실 밴쿠버는 도심 일대만 번화할 뿐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가는 우거진 숲과 잔잔한 호수로 둘러싸인‘전원도시’에 가깝다. 따라서 밴쿠버는 관광(Sightseeing)보다는 여행(Travel)이 어울리는 도시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도시 정서를 가장 착실히 재현해낸 공간이 바로 스탠리 공원이다.
 
탠리 공원,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활기찬 도심을 좋아하는 이라면 지루해 할지 모르나 스탠리 공원은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으로 공원 그 이상의 미학을 담고 있다. 바다 냄새조차 나지 않는 물결 잔잔한 해안을 따라 펼쳐진 10킬로미터의 산책로를 거닐며 해풍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공기를 들이켜노라면 체내의 불순물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 같아 가히 도보여행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또 토템폴 공원, 수족관 등도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한편 밴쿠버는 영화를 사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어드벤처 영화 ‘주만지’는 스탠리 공원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람보’, ‘드림캐처’, ‘크러쉬’ 등의 영화들과 ‘X파일’같은 유명 드라마도 밴쿠버를 촬영지로 선택했다. 또 밴쿠버영화제는 우리나라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창동 감독의 ‘초록 물고기’ 등이 수상하기도 했으며 매년 다양한 우리 작품들이 출품돼 한국영화와 유독 깊은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최승표 / 여행신문 기자>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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