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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카나다 캘거리

DRAGON 2010. 11. 15. 16:01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앨버타(Alberta)주는 천혜의 자연으로 잘 알려진 로키산맥의 중심지이며, 캘거리는 그 로키산맥의 관문이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밴프와 재스퍼의 아름다운 산, 호수들과 함께 트레킹, 골프, 카누, 낚시,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앨버타주는 서부 개척시대의 카우보이 문화와 현대 도시 문화가 공존하는 풍경, 샌드오일 유전, 공룡 화석 지대, 오로라처럼 의외의 모습들까지 지니고 있어 탐방은 물론 탐사 지역으로서의 매력도 무궁무진하다.

앨버타주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한다. 1억 년 전 빙하기를 거쳐 빙하가 녹고 대륙이 솟아올라 지금의 깎아지른 듯한 산 줄기와 에메랄드 빛 호수를 만들어냈으며 수천 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도 이 지역에 서식했다. 이후 인디언들이 곳곳에서 흩어져 살았으며, 19세기 이후 유럽의 이주민들이 들어와 철도공사 도중 발견한 밴프의 온천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동쪽은 로키의 웅대함, 서쪽은 대평원의 광활함
 
로키산맥의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아우르고 있는 도시 캘거리(Calgary)는 서부 개척시대의 대담한 정신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곳이다. 그래서 연중 젊음과 활기로 넘쳐난다. 7월의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가 대표하듯이 신서부의 중심지로 여전히 서부문화의 전통을 존중하고 오늘날에 꽃피우고 있다.

캐나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캘거리는 동쪽으로는 로키의 웅대함을, 서쪽으로는 대평원의 광활함을 간직한 최상의 입지 조건과 교통의 발달, 최근 석유 생산 붐에 힘입어 자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알려졌다. 또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주 세금이 없어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머물면서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매력 만점의 도시다.
 
주 세금 없어 쇼핑과 관광 ‘매력 만점’
 
캘거리의 활기 넘치는 거리를 웨스턴 부츠를 신고 카우보이가 된 듯 걸어보자. 먼저 캘거리 초기 정착민들의 마을부터 20세기 초의 거리 모퉁이까지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민속촌 헤리티지역 사공원으로 가보자. 고증을 통해 복원된 100여 개의 건물 사이로 실제 운행되던 증기기관차가 마을을 돌고, 아침식사로 개척시대 스타일의 빵과 케이크가 무료로 제공된다. 전통 복장을 갖춘 주민들이 당시 생활상을 알기 쉽게 재연해주기도 한다.

다음은 캘거리타워. 벽과 천장은 물론 바닥도 유리로 만들어진 높이 191미터의 전망대에서 로키산맥과 대평원의 웅장한 경관을 한눈에 바라보고 회전 전망 레스토랑에서 느긋하게 경치를 보며 취하는 휴식은 천국의 그것과 흡사하다.
 
  
 
캘거리는 로키산맥의 관문답게 대로키를 조망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본격적으로 로키를 즐길 수 있는 밴프(Banff)와 재스퍼(Jasper)국립공원으로 떠나보자.

밴프~재스퍼 간 93번 고속도로 아이스필드 파크 웨이(Icefield Parkway)는 로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로키산맥을 옆에 두고 230킬로미터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이 길을 달리며 중간 중간 자리한 빙하와 폭포, 호수들을 돌아보다 보면 놀라움을 넘어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레이크 루이스, 컬럼비아 아이스필드, 페이토 호수, 보우 호수 등 로키의 명소들이 모두 이 길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밴프국립공원은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00킬로미터부터 시작된다. 웅장한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한 세계적인 휴양지로서 현대적인 도시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산악 레포츠와 삼림욕, 겨울철 스키를 즐기기에도 최적의 장소. 다양한 숙박시설과 다채로운 행사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대표적인 명소 중 첫째는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다.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는 캐나다 로키의 대표적인 호수로 로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푸른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우거진 산, 그 사이에 거대한 빅토리아 빙하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호수 오른편으로는 호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가 자리한다.
 
밴프│세계 10대 절경 레이크 루이스 등
 
곤돌라를 이용하면 2천16미터 고지에서 호수와 빙하의 장관을 바라볼 수 있다. 1890년에 역사를 완벽히 복원해 지어진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100만 불짜리 전망을 자랑하는 곳으로 캐나다인들도 호수가 보이는 방에 묵는 것을 소원한다. 호수는 해발 약 1천732미터로 고도가 높아 1년 중의 반이 얼어 있어, 환상적인 에메랄드 물빛을 보는 것은 평생의 행운. 호수가 보이는 라운지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호수의 물빛을 감상하길 추천한다.

또 한 곳은 어퍼 핫 스프링스(Upper Hot Springs). 1932년에 개발된 설퍼산 기슭의 자연 유황 노천온천장으로 밴프에서 스키를 즐긴 후 피로를 풀거나 류머티즘을 다스리는데 효과 만점으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평균 수온 35∼40도로 연중 무휴. 밤 10∼11시까지 운영한다.

로키의 산자락에 둘러싸여 호젓하게 자리잡은 밴프 스프링스(Banff Springs)도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27홀의 골프코스는 캐나다의 마스터 골프코스 건축가 스탠리 톰슨의 작품이고, 밴프 스프링스 호텔은 전설 속에 등장하는 성을 보는 듯한 고풍스러운 모습과 현대적인 화려함을 동시에 지녔다.
 
 
재스퍼│사진작가도 감탄하는 스피릿 아일랜드
 
로키산맥에서는 빙하도 둘러볼 수 있다. 세계에 23대 밖에 없는 특수 제작된 설상차를 타고 컬럼비아 아이스필드(Columbia Icefield)라고 불리는 빙원에 올라 하늘에 맞닿아 있는 듯한 독특한 체험이 가능하다.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는 389평방킬로미터로 북극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로키산맥의 22개 최고봉 가운데 11개 봉의 호위를 받고 있는 이곳의 얼음 두께는 365미터에 이른다. 일단 빙하에 들어서면 얼음 더미를 두 발로 딛고, 마시면 10년은 젊어진다는 빙하수까지 맛볼 수 있다(설상차는 5~9월에만 운영).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의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페이토호수(Peyto Lake)는 계절에 따라 호수의 빛깔이 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키에서 발아래 두고 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호수이기도 하다. 호수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를 산책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한적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재스퍼국립공원을 둘러보자. ‘옥’이라는 뜻의 재스퍼는 로키가 품고 있는 보석 같은 도시로, 시내 거리에서도 엘크, 큰뿔 양 등의 야생동물들이 노니는 천국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멀린 호수(Maligne Lake)로, 넓이 630만 평으로 캐나다 로키 지역의 호수 가운데 가장 큰 빙하호다. 낚시는 물론 카누, 카약, 모터보트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이 가능하며, 호수 동쪽에 자리한 ‘스피릿 아일랜드’로 왕복 90분 여정의 유람선이 운행된다. 스피릿 아일랜드는 사진작가들이 아름다운 촬영장소로 입을 모아 칭찬한 명소로, 이 곳 유람선은 관광객의 만족도가 최고로 높다.

재스퍼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7킬로미터 떨어진 휘슬러산을 오를 때는 케이블카인 재스퍼 트램웨이를 탄다. 7분 만에 해발 2천500미터의 휘슬러산에 오르는데, 캐나다에서 가장 긴 선로를 타는 동안 펼쳐지는 절경과 트램웨이의 종착지인 전망대에서 정상에 이르는 45분의 등산로에서 마주치는 경치는 황홀 그 자체다.
 
<자료제공=캐나다 앨버타주 관광청>
 
 
캘거리에서 차로 1시간 30분거리에 있는 세계 최대의 공룡 화석 발굴지로 1억 년 전 공룡들의 도시였던 드럼헬러(Drumheller).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 모형인 높이 25미터짜리 티렉스의 입속에 올라가 드럼헬러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기이한 지형을보고,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후두스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공룡주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밟으면, 마치 다른 행성에 떨어진 듯한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 수천세기동안물과바람의침식으로만들어진바위 기둥과 고대 바다 사암의 아름다움은 7천만 년의 지질학적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북돋운다.  
또 세계 최대의 공룡 박물관 로열티렐 뮤지엄에서는 완벽하게 복원된 공룡과 연구실에서 화석을 다루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앨버타의 공룡 화석 발굴 현장은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아이들과 화석 발굴 투어에 다녀가기도 해 인기가 높다.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 
7월 9~18일. 매년 7월 초에 열흘 동안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야외축제. 개척시대 서부문화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벌이는 로데오와 마차 경주, 그랜드 스탠드 쇼가 열리며 카우보이 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청바지 차림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하나로 어울릴 수 있다. 수백 명의 가수와 댄서, 뮤지션들이 거대한 무대를 채우는 환상적인 공연이 이어지며 지상 최대의 야외 쇼는 매일 밤 성대한 불꽃놀이로 마무리된다.
 
 기타 축제들
* 캘거리 포크뮤직 축제 : 7월 22~25일
* 밴프 섬머 아트 축제 : 5월 1일~8월 31일
* 밴프 산악 영화제(BMFF) : 10월 30일~11월 7일
* 글로벌 페트로늄 쇼 : 6월 8~10일
 
 
 
날씨  봄과 여름은 습도가 낮고 따뜻해 여행하기에 좋다. 평균 섭씨 21도지만 고산지대여서 서늘하므로 얇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해가 없어 햇살이 따가우므로 선 블록 크림과 선글라스도 필수.
 
전압  대부분의 지역에서 110V 50㎐를 사용한다. 노트북, 카메라 등 전자 제품 사용자는 110V용 플러그를 필히 준비해 갈 것.
 
흡연  호텔은 대부분 금연이다. 객실에서 흡연하면 벌금을 물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평균 15퍼센트 선. 그러나 서비스의 수준이나 성격에 따라 10~ 20퍼센트 이상까지 달라질 수 있다. 보통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음식과 음료 서빙을 받았을 때나, 택시, 여행가이드, 호텔 벨맨에게 주면 된다.
 
교통  캘거리는 버스, C-트레인, 택시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다. 특히 다운타운의 C-트레인은 무료. 캘거리의 관광명소를 연결하는 관광 버스인 ‘카우보이 버스’를 이용하면 고민 없이 여행할 수 있다. 로키 개별여행은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현지 관광회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 렌트를 하려면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로키에서의 운전은 길도 단순하고 차량도 많지 않아 한국에서 운전하던 사람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
  
 
 
 
 앨버타 스테이크  드넓은 초원에서 스트레스라고는 모르고 자라 최상의 육질, 트리플 에이(AAA)등급을 받은 쇠고기로 만들어 어느 곳에서나 무난한 메뉴다. 40년 전 문을 연 레스토랑 랜치맨스는 영화‘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제이크 질렌할이 나중에 아내가 되는 앤 헤서웨이를 만나 수줍게 손을 맞잡고 춤을 추던 무대로, 영화처럼 매일 저녁 컨트리 음악에 맞춘 댄스 강습이 열린다.
 
 애프터눈 티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애프터눈 티는 필수!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이 제공되며 이어서 과일 칵테일을 맛본 후 ‘메인’인 차 종류를 고른다. 홍차에서 과일차까지, 수십 종은 너끈히 넘을 듯한 차의 종류와 소·중·대 등 세 가지 중량으로 나뉘어진 모래시계 모양의‘퍼펙트 티 타이머’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차를 우려낼 수 있다.
    
 
 
 
버날드 카르보 초콜릿(Chocolates by Bernard Callebaut)  ‘캘거리는 공기가 맑고 습하지 않아서 초콜릿 만들기에는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말하는 초콜릿 장인 버날드 카르보. 그의 상점과 나란히 있는 초콜릿 공장은 견학도 가능하며 핫초콜릿바에서 달콤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스미스빌트(Smithbilt) 모자와 앨버타 부츠  수트를 입은 비즈니스맨도 웨스턴 모자와 부츠를 갖추는 것이 캘거리의 패션코드. 앨버타 부츠 컴퍼니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당시 공식 웨스턴 부츠로 지정됐으며 1만2천 켤레 이상을 전시, 판매하고 캐나다 왕립기마경찰에 부츠를 공급해 더 유명하다.

패션 잡화  여유 있게 걸으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보행자 천국’으로 불리는 스티븐 애비뉴에는 베이 백화점, TD 스퀘어, 스코시아 센터 등 쇼핑몰들이 많고 문을 닫는 저녁 6시까지 차량 진입을 통제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다. 웨스턴 부츠와 와인, 개성 있는 의류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잉글우드(Inglewood) 지역의 아트 센트럴(Art Central) 빌딩에서는 신인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판매한다. 19세기 풍의 앤티크 숍과 패션 부티크들이 모여 있어 고풍스런 핸드백과 모자, 액세서리, 식기와 인테리어 소품들을 탐내 볼 만하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에게 자연은 경외의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지구 전체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일이나 태풍은 그보다 위력이 크다. 거대한 지진은 지금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도 막아낼 수 없다. 바다를 메우고, 먼 우주까지 우주선을 쏘아 보낼 만큼 인간의 능력이 발전했지만, 자연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아니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자연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하지만 자연이 언제나 은혜로운 것만은 아니다. 고대에 인간은 자연을 신이라고 생각했다.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주는 존재가 자연이며, 동시에 홍수와 지진 등으로 엄청난 재해를 몰고 오는 것도 자연이었다. 그래서 신을 달래고, 신을 받들면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했다.

자연의 뜻에 따라 거스르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고대인의 염원이었다. 그럼에도 자연은 결코 온화한 신은 아니었다. 때로는 잔인하게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 다만 공평하게, 누구도 그 재난을 피해갈 수 없도록 평등하게 모든 이들을 대한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들은 그 누구도 자연이 마련한 무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는, 자연의 일부인 우리
 
1994년에 만들어진 영화 ‘가을의 전설’에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러드로우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 정부의 억압적인 인디언 정책에 불만을 가진 윌리엄 러드로우 대령은 퇴역 후 몬태나의 외딴 곳에 목장을 짓고 살아간다. 윌리엄에게는 세 아들이 있다. 알프레드, 트리스탄, 새뮤얼. 윌리엄은 전형적인 군인이며, 자신의 주장을 굽힐 줄 모르는 완고한 인물이다. 미국 서부의 험준한 산악지대인 몬태나의 추운 겨울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어머니 이사벨이 멀리 떠나가자, 윌리엄은 세 아들 그리고 원주민 인디언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간다.

하지만 새뮤얼이 약혼녀 수잔나를 데리고 오면서 균열이 시작된다. 남자들끼리 어울리던 공간에 여성이 들어오고, 거칠고 반항적이며 매력적인 트리스탄에게 수잔나가 반하면서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다. 함께 1차 대전에 참전한 세 형제 중에서 새뮤얼이 전사하고 알프레드와 트리스탄만이 돌아온다. 트리스탄은 새뮤얼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에 멀리 바다로 떠나버린다. 새뮤얼의 시신을 맞이한 수잔나는 떠날 준비를 하지만 폭설 때문에 기차가 끊기고, 봄까지 머무르기로 한다.
 
러드로우 대령 일가의 파란만장 일대기
 
긴 겨울을 함께 지내면서 알프레드는 사모하던 수잔나와 결혼하기로 한다. 하지만 트리스탄이 돌아오자 모든 것이 엉클어진다. 수잔나는 트리스탄과 잠자리를 같이 하고, 알프레드는 배신감을 못 이겨 도시로 가버린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수잔나의 곁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안에서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들끓고 있었고 결국은 다시 떠나가 버린다. 몇 년간 연락이 끊긴 후 편지가 오지만, 다른 사람과 결혼하라는 야속한 말뿐이었다. 이를 본 러드로우 대령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집안은 황폐해져 간다.

‘가을의 전설’의 원제는 ‘Legends Of The Fall’이다. 여기서 ‘The Fall’은 몰락, 타락이라는 뜻이니 ‘몰락의 전설’ 정도가 되겠지만, 오역일 수 있는 한글 제목이 오히려 인상적으로 들린다. 이유는 ‘가을의 전설’이 보여주는 아름답고 거대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하고 퇴폐적으로 보이는 자연 때문이다. 거의 1세기 동안 러드로우 가문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주는 ‘가을의 전설’은 일종의 서사시, 신화로서도 읽을 수 있다.

막강한 권위를 자랑하는 가장과 저마다 개성을 지닌 삼형제가 있다. 서로를 인정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지만 한 여인이 등장하면서 어이없게도 평온이 깨져버린다. 모두가 그 여인을 사랑하고, 결국은 죽거나 떠나버린다. 가장마저 몰락해버리지만 자연만은 그대로 모든 것을 지켜본다.‘가을의 전설’은 인디언 원스텝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것은 곧 자연의 시선이기도 하다. 개입하지 않고 모든 것을 묵묵히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자연.
 
  
배경은 美 몬태나나 촬영은 加 앨버타에서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둘째 트리스탄이다. 그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다. 수잔나를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그는 떠나야만 한다. 자연과 함께, 자연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다 결국 자연 속에서 죽어가는 존재인 트리스탄을 속세의 그 누구도 붙들어 맬 수 없는 것이다. 방황하는 트리스탄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도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라 할 자연 때문이다. 트리스탄과 늘 함께 했던 자연은 스크린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매혹적이다.

‘가을의 전설’의 배경은 미국 몬태나주이지만, 실제로 촬영한 곳은 캘거리를 비롯한 캐나다 앨버타주다. 빅토리아 여왕의 공주 이름에서 유래한 앨버타주는 북부가 북위 60도에 가깝기 때문에 농업이 거의 불가능하며, 침염수림대가 펼쳐져 있다. 중남부는 전형적인 농업지대로 대규모의 밀밭과 목장이 펼쳐져 있다. 영화 속 러드로우 대령의 목장은 로키산맥 기슭, 보강(江)과 앨보강(江)이 합류하는 해발고도 1천48미터의 앨버타평원 남서쪽 끝 바로 남부 캘거리다.

목장을 비롯해 트리스탄의 여정도 모두 이 부근의 자연에서 촬영된 것이다. 거대한 숲과 강 그리고 동물들이 앨버타주에 가득 펼쳐져 있다. 단지 자연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연은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그 존재만으로도 경이, 경외의 감정을 품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자연인 것이다. 
 
<김봉석 / 영화평론가>
 
출처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이메일 100517현재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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