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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계적인 명작, 명소, 명품의 도시 마드리드

DRAGON 2010. 11. 15. 16:03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서 이 나라 최대의 도시이자 문화 예술 및 산업의 중심지다. 투우, 플라멩코, 올리브, 오페라, 알암브라 왕궁, 돈키호테가 먼저 떠오르는 나라 스페인은 연간 무려 5천900여 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대국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본부도 이 나라에 있다.

하지만 이런 관광대국의 심장인 마드리드는 16세기까지만 해도 옛 수도 톨레도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 정도의 규모였다. 펠리페 2세가 이곳에 왕궁을 짓고 한 세대 뒤인 1607년에 펠리페 3세가 공식 수도로 지정해 오늘로 발전했다. 

도시는 여러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한 모습들을 잘 담고 있다. 마요르 광장 부근의 옛 도심은 당대의 유명한 건축가들이 지은 당당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및 대로들과는 대조적으로 비좁고 미로를 이룬 길들이 눈길을 끄는데, 그 이유는 수도 초창기 왕이 시민들에게 내방 외교 사절이나 고관들에게 집의 한 층을 제공하라는 명을 내린데 있다. 그러자 시민들이 집을 단층으로 짓거나 실제로는 2층이지만 앞면을 단층으로 보이게 하는 등 이른바 ‘카사스알라말리시아(앙갚음의 집들)’를 지어 명령을 피했기 때문이다. 신시가지의 현대적 마천루들과 교외의 아파트 단지들은 오늘날의 발전상과 경제적 수준을 보여준다.
 
마드리드 시민들은 가토스(고양이들)란 재미난 별명을 갖고 있다. 중세 때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잘 타던 군인들이 주민이기도 한 데서 유래하나 지금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상을 가리키는 말로 통한다. 이런 세태는 다른 지역도 비슷한데, 특히 여름철엔 취침과 기상은 물론 식사 시간도 늦고 하오의 낮잠까지 다르지 않다. 극장도 당연히 늦게까지 문을 연다. 하지만 지금은 현대 경영방식의 도입과 외국 자본의 유입 등으로 시에스타 같은 한낮의 휴식을 없애는 이른바 서유럽식 제도를 수용하는 추세다.

마드리드는 우리에게 세르반테스, 피카소, 달리,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 비제, 가우디… 같은 세계 최고의 예술가들의 나라, 미술, 문학, 건축, 음악, 무용 등 모든 문화 장르들의 세계적인 허브로서, 곳곳에 산재한 명소, 명품, 명작들을 더듬어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다.

특히 미술과 건축 유적에는 초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이곳에 고루 영향을 미친 기독교, 이슬람, 가톨릭 등 여러 종교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 전 세계로부터 끊임없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이는 “죽어서 천국에 간다면 마드리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을 갖도록 하라”는 이 지역 속담에서도 잘 나타날 만큼 세계 최고의 관광 천국이라 하겠다.
 
  
 
마드리드의 관광은 다양한 도보여행 코스를 따라 하는 것이 좋다. 크게 6군데와 기타 명소로 구분되는 이들 코스는 각각 약 2시간씩 잡으면 된다. 

각 코스마다 폭넓은 종류의 타베스 바, 레스토랑, 카페, 커피하우스의 자극이 함께 한다. 이는 마드리드가 자체적인 활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유입된 예술과 문화의 주무대이기 때문이다. 초기 아랍 거주지에서 기독교, 이슬람 문화를 거쳐 13~14세기 이탈리아 회화와 르네상스 이후의 플랑드르파, 17세기 네덜란드 화풍, 18세기 영국·프랑스 회화, 19세기 낭만주의 및 20세기의 큐비즘, 초현실주의, 사실주의 등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이들은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Centro de Arte Reina Sofia),  티센-보르네미사 박물관(Museo Thyssen Bornemisza) 등을 포함한 ‘예술구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의 구시가 구역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 왕립 산 페르난도 미술 아카데미, 이코미술관 등에서 프레스코 화가, 고야, 피카소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마드리드의 오페라하우스인 테아트로 레알(Teatro Real)과 메인 콘서트홀인 아우디토리오 나시오날(Auditorio Nacional)은 세계에서 최고의 서정적 공연과 우수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열리는 무대다. 또한 그 인근에는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수많은 장소들이 자리해 있다. 순수 스페인 예술인 플라멩코를 비롯해 재즈, 포크와 블루스 등이 이곳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가을축제 및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불멸의 작가 세르반테스와 시인이며 신문작가인 케베도가 거닐던 거리는 오늘날 주요 스페인 작가들에 의해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다. 커피하우스나 문화공연장에서 친근한 얼굴을 접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

마드리드는 여름과 겨울의 얼굴이 전혀 다르다. 여름철에는 여기저기 노천 카페가 들어서서 펼쳐놓은 테라스의 도시로, 겨울철에는 식욕을 돋우는 특별 음식을 제공하는 타베스 바와 팝 레스토랑의 실내형 도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밤이나 낮이나 결코 쉬지 않는 점은 똑같다.
 
개방적이고 사교적인 시민들도 마드리드를 소개하는데 있어 뺄 수 없는 요소다. 인생을 바쁘게 살아가지만 친구를 위해서는 항상 시간을 할애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지식을 넓혀가는 시민들이 사는 마드리드는 이래서 여행자들의 천국임을 분위기로 웅변한다. 그래서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방인이 아니며 또한 단지 몇 시간만 거리를 거닐어도 자기가 살던 곳처럼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도보여행 코스 6선

마요르 광장 ~ 라 알무데나 대성당
마요르 광장은 펠리페 3세의 명으로 1619년 건설된 이래 3 번의 화재를 거쳐 1953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 곳은 구시가의 중심지로 4층 건물로 둘러싸인 가로 112, 세로 94미터의 광장으로 정면에는 오랜 전통의 식당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마요르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걸어가면서 산 미겔 시장, 시청사를 지나면 마드리드의 대성당인 라 알무데나 대성당에 다다른다.
 
산 이시드로 교회 ~ 톨레도 다리
1885년부터 알무데나 대성당이 완공된 1993년까지 마드리드 대성당으로 사용된 산 이시드로 교회는 원래 17세기 전반에 스페인 최초의 예수회 교회로 세워졌으나 18세기 후반 스페인 예수회 추방 이후 마드리드 수호 성인인 이시드로를 받드는 성당으로 바뀌었다. 2개의 탑과 장대한 원주를 배치한 르네상스 건물로 정면에 이시드로의 동상이 있다. 이 곳에서 남쪽으로 톨레도 다리까지 걸어가면서 스페인 정통 와인바, 면세점에 들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팔라시오 레알 ~ 푸에르타 델 솔
팔라시오 레알은 왕궁이란 뜻으로 기본 건축은 바로크 양식이지만 광장이나 발코니는 프랑스풍이고 내부는 이탈리아풍이다. 궁전 내부의 50개 방은 왕좌의 방, 만찬장, 각종 도자기, 금세공품 및 고야, 벨라스케스 같은 거장들의 회화로 가득하다. 이 곳에서 동쪽으로 걸어가면 ‘태양의 문’이란 의미의 ‘푸에르타 델 솔’이 나온다. 이 곳은 스페인 각지로 뻗어가는 9개의 도로가 시작되는 도로의 기점이며 일 년 내내 다양한 거리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예술 구역 및 산 헤로니모 거리
마드리드 최고의 예술 구역은 뭐니뭐니 해도 프라도 미술관과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가 있는 파세오 델 프라도다. 프라도 미술관은 파리의 루브루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이며,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비롯, 수많은 현대회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프라도 미술관 뒤 산 헤르니모 성당은 최소한 2년 전에 예약을 해야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결혼 장소로 인기다.
 
그란비아 ~ 콘데 두케 구역
그란비아란 큰 길이란 뜻으로 마드리드의 가장 전통 깊은 상업중심지로 서울의 명동에 비유된다. 영화관, 연극 및 뮤지컬 전문극장, 카페가 즐비하다. 이 길 서쪽 끝의 스페인 광장을 지키고 있는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의 동상을 통해 스페인을 느낄 수 있다. 이 곳을 지나 북쪽으로 걸어가면 마드리드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콘데 두케 지역이 나오는데 일 년 내내 공연, 전시, 강연이 개최되는 문화 구역이다.
 
알칼라 거리 ~ 레티로 공원
알칼라 거리는 그란비아 동단에서 시작해 시벨레스 광장, 마드리드의 작은 개선문인 알칼라 문과 레티로 공원 북측으로 연결된다. 시벨레스 광장에서는 쌍두 사자가 이끄는 전차를 탄 여신 시벨레스의 정교한 대리석 분수를 볼 수 있다. 스페인 최고 명문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하면 이 곳에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 자축하는 전통이 있다. 레티로 공원은 둘레가 4킬로미터로 보트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인공호수, 야외음악당과 숲이 있으며 일년 내내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기타 명소
이 외에도 콜럼버스 동상이 있는 콜론 광장, 알타미라 동굴벽화가 재현돼 있는 국립 고고학 박물관, 낭만주의 미술관, 소로야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으며,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스페인 전통 투우를 관람하고 싶으면 벤타스 투우장을 찾으면 된다.
 
<자료협조=주한스페인관광청>
 
 
스페인에는 여러 지역에 플라멩코 전문 공연장이 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으나 겉만 공연장이지, 공연 내용이 빈약할 수도 있다. 만약 지방 관광 때 공연을 놓쳤거나 보다 격조 있고 정통성 있는 플라멩코를 감상하고 싶다면 마드리드 산토도밍고 지하철역 근처의 치니타스 카페가 좋다. 규모가 160석 규모인 이곳은 1970년에 개업 이후, 호세 메르체(Jese Merce), 라 충가(La Chunga) 등의 걸출한 플라멩코 아티스트를 배출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건물 양식이 오랜 전통의 17세기 식에다 내부에 기둥이 없어 어느 자리에서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시간 약 1시간 30분 동안 다양한 레퍼토리와 열정적인 무대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루 2회(20:00와 22:00), 입장료 25유로(식사 포함 40).
예약은 전화(91-559-5135)로 가능하며, 입장료에 음료는 포함돼 있다. www.chinitas.com
 
 
 
공중화장실  공원이나 광장 등에 있기는 하나 시간에 따라 닫혀 있기도 하며, 불결할 뿐만 아니라 여성용이 없는 곳이 많으므로 백화점이나 카페테리아 등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남성용은 카바예로스(Caballeros), 여성용은 세뇨라스(Senoras)로 표기된다.

시에스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낮잠을 자는 관습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상점이나 사무실의 업무를 중단하고 잠을 잔다. 관광지에서도 그 시간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미리 알아보아야 한다.

여행시기  봄엔 레반테 산악지구와 안달루시아 지방이 좋으며, 여름엔 중부 및 세비야는 더위가 극심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가을은 전 지역이 적합. 남부 지중해에 닿은 알리칸테, 나라가는 온화한 기후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마드리드는 4~5월과 10월이,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축제가 많은 4~5월이 최적기다.

투우 경기 관람  코리다 데 토로스(Corrida de Toros)라 불리는 국민적 행사로 3월 중순 발렌시아 불꽃축제부터 10월 중순까지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성 이시드로 축제(5월 15일)를 전후한 2주간은 매일, 남부 지역은 겨울에도 개최한다. 개막은 빛과 어둠이 교차되는 저녁 5~6시.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좌석은 햇빛을 받는 위치에 따라 4개로 구분되며 가격도 다르다. 하루에 3명의 정 투우사가 6마리의 소를 죽이는데, 1마리당 약 20분 걸린다. 절정은 투우사가 ‘얼마나 화려한 솜씨로 소를 즉사시키는가’이다. 열광하는 스페인 관중들과 하나가 돼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타파스 ‘타파’는 ‘뚜껑’이라는 뜻. 19세기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더운 여름 음료 잔에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잔 위에 얇게 썬 빵을 올려놓은 것에서 시작, 빵에 햄이나 치즈를 올려 요기나 안주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간식이었지만 요즘은 점심이나 저녁, 술 안주 대용으로 먹는다.

 빠에야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 중의 하나. 발렌시아 지방에서 시작했으며, 요리의 이름인 빠에야는 바닥이 얕은 둥근 모양에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프라이팬을 가리키는 말이다. 해산물 볶음과 비슷하게 생긴 빠에야는 사프란이라는 향료를 써서 독특한 맛을 낸다.

 코르데로 아사도  새끼 양고기 구이 요리로 오븐에서 장시간 구워내어 기름이 빠진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10킬로그램 내외의 어린 양을 오븐에서 통째로 굽기 때문에 껍질은 바삭바삭한 맛에, 육질은 부드럽다. 양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가족단위의 외식에 적격이다.
     
 
 
 
가죽 제품 가방과 신발  스페인의 가죽 제품은 세계가 알아주는 전통있는 특산품이다. 명품 브랜드로 신발은 캠펠, 가방은 아돌프도밍게스가 유명한데 캠펠 신발은 한국의 반 값에, 아돌프도밍게스 가방은 마드리드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리오하 지방 와인  스페인 와인 중 가장 등급이 높은 와인은 DOC (Denominacion de Origen Calificada)로 오직 스페인 북부의 리오하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에만 부여된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크며, 토양이 좋기 때문에 맛이 풍부하고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이다.

올리브 제품  스페인은 세계 최대의 올리브 생산국으로서 생산량의 절반을 수출하고 있다. 주 품종인 피쿠알은 불포화지방산과 올레인산이 다른 나라보다 10~15퍼센트 더 높아 각광 받고 있다. 올리브유 최고의 등급은 엑스트라버진으로 야채 등의 음식에 뿌려 먹을 때 쓴다. 튀기거나 생선을 구워먹을 때는 일반 올리브유를 쓴다. 비누,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일반 시내버스, 지하철, 공항버스,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 종점인 콜럼버스 광장에서 내려 남쪽으로 뻗은 큰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십리도 안 되는 거리 내에서 국립 고고학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 왕비 미술관을 방문해 주요 스페인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스페인의 미술을 살펴본다면 가장 멀리 시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스페인 북부 산딸랴나 델 마르에 위치한 1만8천500년 전에 그려져서 인류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진 알타미라 동굴벽화다. 현재 동굴의 방문이 허용되지 않지만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복제품이 있다.

국립 고고학 박물관은 콜럼버스 광장 지하의 마드리드 공항버스 종점 바로 옆에 있다. 이 박물관에는 이베로문화와 그리스문화의 혼합이며 스페인 고대 예술의 백미인 발렌시아의 엘체에서 발견된 엘체의 여인상이 있다. 기원전 4세기의 것이지만 여인의 아름다움이 실물처럼 잘 표현돼 있다.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앞길 파세오 데 레콜레토스를 따라 남쪽으로 약 2킬로미터 남짓 가면 파세오 델 프라도에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이 있다. 19세기까지의 작품이 전시되는 미술관 내에서 스페인의 걸출한 화가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의 그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알타미라 복제부터

엘 그레코(1541∼1614)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스페인에서 활동했던 그리스 크레타섬 태생의 화가다. 초상화와 종교화를 주로 그렸는데, 길쭉길쭉하고 뒤틀리게 그려져서 비율이 맞지 않는 인물들과 강렬한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흰색을 자주 사용한 그의 작품은 당시로는 획기적인 표현으로, 미술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성삼위’, ‘가슴에 손을 얹은 신사’ 등의 작품도 이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거리에 따른 공기의 밀도 표현을 시도한 공기 원근법의 화가 벨라스케스(1599~1660)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 ‘실 잦는 여인들’, ‘브레다의 항복’ 등도 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보아야 할 작품이다. 라스 메니나스에는 화가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자화상을 비롯해 펠리페 4세의 공주 마르가리타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 그리고 그 안쪽 좌측 벽에 걸린 거울에 비친 펠리페 4세와 왕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거울을 통해 평면적인 공간이 3차원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작품은 초상화의 모델이 되고 있는 왕과 왕비 그리고 그 앞의 공주 및 주변 인물을 통해 왕궁의 인간적 분위기를 잘 나타냈다고 평가된다. 훗날 고야, 피카소, 달리 등이 이 작품을 자신들의 식으로 재해석한 그림들을 그렸다는 사실로도 이 작품의 가치와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림, 판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스페인을 묘사한 고야(1746~1828)는 초기(1775∼1792)에는 밝은 색조의 태피스트리 밑그림을 그렸다. 1792년 콜레라에 걸려 청력을 잃게 된 후 그의 그림은 어두워지다가 말년에는 검은 그림들을 그리게 된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엘 그레코와 벨라스케스를

그의 태피스트리 밑그림 중 4계절을 연작한 것의 겨울에 해당하는 ‘라 네바다(눈보라)’는 미술사상 처음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낭만주의적 겨울을 그리지 않고 바람 불고 추운 가혹한 현실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나폴레옹군의 침략 당시를 묘사한 ‘1808년 5월 3일의 처형’은 처형당하는 사람들의 공포와 프랑스군의 냉혹함을 잘 표현해 후기 인상파 및 사실주의는 물론 피카소의 ‘한국전쟁’에도 영향을 주었다. 전쟁 후 왕가에서 멀어진 고야는 외로이 칩거해 인간의 숨겨진 광기와 어두운 면을 아들을 잡아먹는 ‘새턴’ 등의 검은 그림들 연작을 통해 그리게 되어 초현실주의의 예언자가 된다.

이제 발길을 돌려서 프라도 미술관 앞 파세오 델 프라도를 따라 남쪽 약 500미터에 위치한 아토차역 로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론다 데 아토차를 따라 200미터 남짓을 가면 우측에 소피아 왕비 미술관이 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소피아 왕비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아토차역 내의 열대수 밑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꽤 기억에 남는 일이 될 것이다. 아토차역은 마드리드 최초의 기차역으로서 1892년 현재의 외양을 갖추게 되는데 그 이전의 역이 화재로 소실됨에 따라 에펠과 같이 일했던 알베르토 데 팔라시오에 의해 설계돼 에펠의 영향을 받은 건물이며, 1992년 내부를 열대식물원으로 꾸며 개장했다.

소피아 왕비 미술관은 20세기 이후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입체파인 피카소(1881~1973)의 대작 ‘게르니카’는 이 미술관의 대표 전시작이다. 스페인 내전(1936~1939) 중 프랑코 측을 지원하는 독일공군에 의한 게르니카 마을 학살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피카소는 이 그림으로 해서 스페인 입국 금지를 당하게 된다.
 
소피아 왕비 미술관에선 20세기 이후를

초현실주의 작가 미로(1893~1983)의 작품은 바르셀로나의 미로 재단이 많이 소장하고 있지만 마드리드 소피아 왕비 미술관에서도 ‘여인과 새와 별’등 몇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우리가 언젠가 미술책에서 보았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1904~1989)의 ‘창(밖을 보는 소녀)’, 무의식의 흐름을 형상화한‘여인-소녀의 기억’등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짧은 여정은 제공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은 프라도 미술관 앞의 큰 길 파세오 델 프라도의 맞은편 북쪽으로 약 200~300미터 정도 거리에 있으며 주로 19세기 작품부터 팝아트까지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사설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도 방문해 볼 만하다. 이 곳에서도 엘 그레코의 성모수태고지를 비롯해 벨라스케스, 고야, 피카소, 미로, 달리의 그림을 볼 수 있다.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 왕비 미술관 그리고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에는 스페인 작가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이고 싶다.

스페인은 참으로 천재적인 미술가를 많이 배출한 나라다. 스페인의 독특한 분위기가 이런 인물들을 배출한다고 할 수 있다.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소피아 왕비 미술관까지 가는 동안 파세오 데 레콜레토스와 파세오 델 프라도에 걸쳐 있는 도로 중앙의 널찍한 가로수 공원을 산책해 본다거나, 노천 바나 식당 또는 아토차역 내 열대식물원 옆의 바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스페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현식 / 한국외국어대 강사·스페인어학>
 
출처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이메일 100614현재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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