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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태국 푸껫

DRAGON 2010. 11. 15. 16:04

 
  
 
‘안다만의 진주’로 불리는 푸껫(Phuket)은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이자 태국을 대표하는 휴양 관광지다. 태국에서 유일하게 섬 하나가 지방을 이루는 곳으로 ‘푸껫’은 ‘산’이라는 의미를 지닌 말레이시아어의 ‘부킷’에서 유래했다. 방콕에서 862킬로미터 거리에 있으며 비행기로 1시간20분, 육로(차)로는 약 14시간이 걸린다. 1980년대부터 개발이 됐고, 1992년에 내륙과 연륙되는 사라 센 다리가 놓이면서 섬 아닌 섬이 됐다.

이름의 유래대로 섬의 대부분이 산과 해변으로 이루어졌는데, 특히 해변이 맑고 깨끗하며, 얕은 수심과 잔잔한 파도로 유명해‘태국의 진주’라고도 부른다. 동남아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제 휴양지로 통하는데, 세계적인 휴양지답게 아름다운 해안선과 고운 백사장, 절벽, 야자수 우거진 숲이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안다만의 진주’, ‘태국의 진주’

푸껫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74년 그 유명한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제9편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가 이 섬을 무대로 촬영된 것이 밝혀지면서부터다. 그래서 ‘제임스 본드 섬’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주요 해변은 빠똥, 까론, 까따 등으로 해변마다 고급 리조트와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휴식과 여흥을 함께 즐기기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또한 꼬 피피 등 인근의 섬들로 떠나는 교통의 중심지 역할까지 하면서 연중 400만여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태안반도처럼 길게 뻗은 섬으로 면적 550평방킬로미터에 15만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은 7할 이상이 불교도로 주로 관광, 어업, 임업, 주석광산 등에 종사하며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하다.
 
동남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

2004년 12월 발생한 수마트라 지진으로 큰 해일이 덮쳐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상자가 나고,  호텔이나 레스토랑, 상점 등의 관광 시설과 주택들이 많이 파괴되는 등 큰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발빠른 복구 작업과 신규 투자로 토지 구획 정리는 물론 비치 로드를 완성시키는 등 한층 더 발전을 이룬 국제적인 리조트 도시로 면모를 일신했다.

푸껫의 남쪽으로는 여러 산호 섬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서쪽의 씨밀란 군도, 남동쪽의 피피섬 같은 곳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자연 환경을 제공하며,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 등의 해양 레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푸껫은 연중 고온 다습한 기후로 5월부터 10월까지 우기에 해당되지만 맑은 날도 많고 빗줄기도 보통 2~3시간 내로 그친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건기에 해당되며, 관광객들이 휴양지로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기간은 평균 섭씨 22 ~34도를 유지하는 11월에서 2월까지다.
 
  
 
푸껫의 관광은 푸껫타운, 빠똥, 까론·까따, 방따오 등 크게 4개 지역으로 나누어 둘러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 남동쪽 해변 푸껫타운은 푸껫 주의 주도로 주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라농 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과 센트럴 백화점, 로빈싼 백화점 같은 현대적인 쇼핑 센터가 함께 자리한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포르투갈, 이슬람 및 중국 양식의 건축물들이 서로 절묘하게 어우러진 거리는 태국에서 또 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이 거리는 19세기경 말레이시아 페낭의 화교들이 이주해오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파스텔 톤의 흰색, 분홍, 초록, 파란색 등으로 칠한 문이나 발코니가 눈길을 끈다. 가장 인상적인 건물은 타논 푸껫과 타논 팡아가 만나는 사거리의 경찰서, 타논 팡아의 언언 호텔, 타논 라싸다의 아유타야 은행, 파논 라농의 타이항공과 태국군인은행도 볼거리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이곳은 여타 유명 해변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좋은 숙소들이 많아 푸껫타운을 거점으로 해변을 오가며 관광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많다.
 
중국·이슬람·포르투갈 풍 혼합 거리
 
‘푸껫 힐’이라고도 부르는 카오 랑은 푸껫타운 북서부 산 위에 조성된 공원으로 카오 랑에서 바라보는 푸껫의 전망 때문에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주변에 전망 좋은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어 분위기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걸어서 가기는 힘들고 오토바이나 뚝뚝을 타고 가야 한다. 버스터미널에서 오토바이로 10분 거리다.

다음은 빠똥 지역. 푸껫에서 가장 번화한 해변으로 푸껫타운에서 서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깊숙하게 패인 만 위에 4킬로미터에 달하는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급 숙소부터 최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들과 레스토랑이나 유흥, 편의시설 또한 푸껫 내 최고를 자랑한다. 다른 비치에 비해 바다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편이지만, 비치 여기저기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 스포츠 및 인근 섬 투어의 출발지로서 역할이 크다. 호젓하고 맑은 바다를 즐기길 원한다면 북쪽의 까말라 비치나 남쪽의 까론·까따 비치로 향하는 게 낫다.

푸껫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꼬 피피 일일 투어는 태국 해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마야 비치, 바이킹 동굴을 비롯해 여러 섬을 둘러보며, 중간 중간 에메랄드빛 맑은 바다에서 스노클링도 하고 백옥처럼 고운 산호해변에서 휴식도 취할 수 있다. 각 호텔에서 오전 7~8시에 픽업해 투어를 끝내고 오후 4~5시경 돌아와 호텔까지 모셔다 주는데 예약은 전일까지 해야 하며 각 여행사마다 요금이 다르므로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좋다.

영화 007 시리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등장했던 섬으로 떠나는 팡아만 투어의 진행도 꼬 피피 투어와 비슷하다. 반나절 코스, 1일 코스, 선 셋 코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점심 식사 포함, 900~1천200바트 정도.

무인도인 꼬 까이 투어도 인기가 높다. 태국어로 꼬는 섬, 까이는 닭이다. 닭섬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섬은 한 바퀴를 도는데 1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투명한 바다에는 온갖 종류의 열대어들이 많이 살고 있어 스노클 착용 없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해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0분짜리 무인도 꼬 까이 투어 ‘인기’
 
태국어로 아홉이라는 뜻의 씨밀란 투어도 수요가 많다. 씨밀란은 푸껫에서 북서쪽으로 9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9개의 군도로 태국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를 지닌 곳으로 유명하다. 몰디브와 비교되는 바다를 지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출입 가능 기간은 한 해의 반 정도. 뱃길마저 험난해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투어 상품으로 방문하는데, 스노클링과 휴식, 점심 등이 포함된 일일 투어의 가격이 3천300바트 가량. 숙소가 있는 4번 섬의 텐트에 머문다면 2일 4천600, 3일 5천600바트 정도다.

2002년부터 4년 연속 태국 최고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식점으로도 선정된 반림빠도 이곳 해변과 맞닿은 절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석양 무렵 아름다운 노을이 운치 있고, 운이 좋다면 백악관에서 연주했다는 노주인의 피아노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

빠똥 해변의 남쪽에 길고 곧게 형성된 해변 까론·까따는 바다 빛깔이 곱고 한적한 데다가 대부분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까론 해변은 해변 중간에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고 편의시설은 북쪽과 남쪽에 집중돼 있는 편이다. 북쪽 분수대 뒤쪽으로는 저렴한 숙소, 음식점, 여행사, 환전소, 오토바이 대여점, 시장, 길거리 음식점 등이 있는 여행자 거리가 형성돼 있다. 푸껫타운과 까따 해변의 갈림길 타논 타이 나는 유흥 밀집 지역으로, 북쪽 해변보다 더 번화하다.
 
한적하고 바다 빛깔 고운 까론·까따해변
 
이 곳의 명소 까따 전망대에 서면 까론과 까따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일몰 무렵에는 서서히 붉은 빛으로 물드는 바다의 경관을 볼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단점이라면 오토바이나 차를 렌트해야 잘 찾을 수 있다는 것. 뚝뚝을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요금이 비싸다.

또 한 곳 프롬텝도 석양이 아름다워 일몰 명소로 통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절벽으로 이뤄진 해안과 드넓게 펼쳐지는 바다가 한눈에 조망된다. 전망대의 불상과 등대도 볼거리. 하지만 오토바이나 차량을 렌트하지 않았다면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다음 방따오 지역은 해변 옆에 호수가 넓게 자리해 라구나 푸껫이라고 부르는 반얀트리 푸껫, 알라만다 라구나, 쉐라톤 그랜드 라구나, 두짓 라구나 리조트, 라구나 비치 리조트 등 고급 리조트들이 모여 있다. 이곳 리조트에 묵는 이들 외에 개별적으로 찾는 여행자들이 거의 없어 한가로운 휴가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해변에서는 패러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주변의 골프장과 승마장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아래로는 더 체디 푸껫이 자리한 팬씨 비치와 쑤린 비치로 연결된다. 지도 상 더 아래 쪽이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까말라 비치. 바로 푸껫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푸껫 환타씨(FantaSea)가 들어서 있는 곳이다. 푸껫 환타씨는 우리나라 세종문화회관의 두 배나 되는 공연장으로 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웅장하게, 때로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버라이어티 쇼로 표현한다. 공연장 주변을 놀이공원 분위기로 잘 꾸며 놓아 천천히 둘러봐도 좋다.
 
<자료협조=태국관광청 한국사무소>
 
 
꼬 피피는 다이버들의 섬으로 불릴 만큼 스쿠버다이빙으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 일년 내내 세계 각국에서 오는 다이버들로 붐빈다. 건기인 11~4월 겨울 시즌이 다이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한국인 강사가 교육하는 다이빙 숍이 위치해 있으며 PADI 자격증 발급도 가능하다. 다이브아시아가 유명한데, 다이빙 스쿨을 연상케 할 만큼 교육환경이 훌륭하다. 한국인 강사로 구성돼 있는 코리아 팀까지 있으며 모든 일정을 한국인 강사와 함께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예약 시 숙박도 제공한다.
 
 
여행정보  푸껫타운 시계탑에서 타논 몬뜨리 방면으로 가다가 우체국을 지나 타논 탈랑으로 좌회전하면 태국관광청(TAT)이 있다. 태국 남부를 총괄하는 곳으로 푸껫과 주변 지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도와 각종 무료 안내 책자는 물론 버스 시간표, 뚝뚝과 썽태우 요금표, 보트 시간표 등을 받을 수 있다. www.phukettourism.org
 
해양스포츠 빠똥 비치 등 해변으로 가면 호객꾼이 다가와 가격을 흥정하는데, 성수기와 비수기 때 가격이 조금씩 바뀐다. 패러세일링 1천 바트, 바나나보트 1인당 500바트, 제트스키 1인당 1천300바트 정도가 보통.
 
치안  푸껫은 관광 산업 자체가 주민들의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매우 우호적이며, 특히 현 정치 상황과는 무관해 치안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다. 또한 미소의 나라 국민답게 항상 친절하나, 음주로 인한 과격 행동이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행위는 금기 사항이다.
 
기타  수돗물에는 석회질이 많아 반드시 생수 등을 이용해야 한다.  면세점 등에서 구매한 물품은 거의 환불을 해주지 않으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태국인들과의 첫 대면에서는 가급적 태국어로 인사(싸와디 캅!)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태국인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어린이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발로 사물을 가리키는 등의 행동이나 시늉은 하지 않도록 하자.
 
 
 
 
 똠양꿍 우리나라 김치찌개와 같은 태국의 대표 국물음식.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해서 더 사랑을 받고 있다. 보통 새우를 넣어 요리하지만 개인적인 식성에 따라 오징어나 다른 해산물로 만들기도 한다. 오징어를 좋아하면 똠양빠믁으로 주문하는 게 낫다. 식당마다 독특한 맛을 내므로 고루 맛보도록.
 
 뿌팟뽕커리  태국 카레와 섞어 만든 게 요리로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현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맛의 비결은 살아있는 게로 만든다는 것.
 
 쌀국수  베트남의 쌀국수가 유명하나 푸껫의 쌀국수도 세계 최고의 맛이라고 할 만큼 잘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며, 국수 집마다 각양각색의 맛을 내므로 일단 몇 군데 들러 입맛에 맞는 집을 택하는 게 좋다.   
       
 
 
 
주석 공예품  푸껫은 미국인이 감수, 보장하는 주석 함유량이 97퍼센트의 질 좋은 주석 산지다. 주석은 현존 광물 중 인체에 해가 전혀 없고 따뜻한 것은 따뜻하게, 찬 것은 더욱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음식물 용기로 안성맞춤. 조만간 주석박물관도 개관하게 돼 좋은 쇼핑거리가 될 것 같다.
 
실크제품  푸껫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크 산지이기도 하다. 의류, 봉제인형, 넥타이,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다소 고가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많이 저렴해 여행 기념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고무제품  일명 라텍스 제품이라고 하며, 푸껫의 천연고무나무에서 채취한 원액으로 각종 베개류, 침구류 등의 형태로 제조, 판매한다. 신혼부부들이 귀국 시 선물용 또는 직접 사용하기 위해 많이 구매하는 물품이나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다.
 
 
  
007 시리즈의 9번째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년 작)’는 매력적인 악역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서커스단에서 자라난 스카라망가는 총 쏘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으로 살인 청부업자가 된다. 그는 또 젖꼭지가 세 개고, 황금으로 된 총과 총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진다.

세계의 에너지 위기를 해결해 줄 태양 전지의 행방을 둘러싸고 제임스 본드와 스카라망가는 혈투를 벌이게 된다. 드라큘라를 연기해 유명해진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한 스카라망가는 탐욕스럽고 비열하기만 한 악당이 아니라 살인 청부업에 프라이드를 가진 철두철미한 ‘전문가’로 묘사된다.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는 로저 무어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두 번째 작품이다. 로저 무어는 이전에 본드 역을 맡았던 숀 코넬리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젠틀한 이미지였다. 그는 동물적이고 위험한 숀 코넬리와 달리 경쾌하고 어딘가 화사해 보였다.
 
‘로저 무어’와 ‘크리스토퍼 리’의 매력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이 나는 장면은 새파란 바다에 면한 백사장에서 일 대 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서로 등을 맞대고, 얼굴 앞에 총을 올린 제임스 본드와 스카라망가의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였다. 로저 무어의 밝은 이미지는 스카라망가를 연기하는 크리스토퍼 리의 냉철한 이미지와 산뜻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백사장의 결투를 찍은 곳이 바로 푸껫의 팡아만이란 곳이다. 거대한 산이 길쭉한 바위를 바다에 내려 꽂은 것처럼 기묘한 모습으로 서 있는 풍경으로 유명한 이 곳은, 현재 제임스 본드섬이라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 섬이 영화 속 스카라망가의 근거지였다. 그냥 악당이 아니라, 자신만의 규칙과 도덕을 지닌 그가 푸껫의 한 섬에 살고 있다는 것은 어딘가 그럴싸해 보인다. 그냥 쾌락의 상징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넉넉한 공간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2004년 작)’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영국 여성의 판타지라고 할 ‘브리짓 존스’는 속편에서도 완벽한 남자 마크와 바람둥이 섹시 가이 다니엘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마크를 좋아하고 사랑하면서도, 어딘가 부족하고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다. 스키장에서 마크와 싸우고 헤어진 후 브리짓 존스는 출장 차 떠난 푸껫에서 다니엘과 조우한다. 물론 결말은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브리짓 존스는 다시 마크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결심을 하게 되는 과정이다.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태양의 휴양지 ‘푸껫’
 
푸껫은 유럽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이기도 하다. 특히 햇빛이 부족하고 침울한 영국사람들에게 푸껫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브리짓 존스 역시 푸껫에 출장을 와서, 다시 모든 것을 되짚어보게 된다. 마크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다니엘이라는 존재를 다시 만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푸껫이라는 천혜의 자연 품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 자체에 경외심을 가지고, 자신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일상에서 자신이 느끼던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힘이다. 태국 남부, 말레이 반도 서해안에 있는 태국 최대의 섬 푸껫은 그런 힘을 느끼게 하는 경이의 공간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쾌청하고 아름다운 해안이 한껏 펼쳐져 있고, 섬의 남동쪽에는 안다만해(海)의 무역중심지인 푸껫시가 있다. 푸껫에 가면 누구나 브리짓 존스 같은 즐거운 깨달음을 얻고 싶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낯선 곳에 가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 곳은, 문명과 동떨어진 그 어떤 장소다. 누구도 찾지 않은, 원시의 순수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해변 같은 곳. 문명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곳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다. 그럴 때 바다를 낀 해변만한 곳이 또 있을까.

세상의 모든 것을 묻어도 될 만큼 넓게 펼쳐진 바다. 누군가 가장 좋은 것은 바다 속을 헤엄치는 것, 그 다음으로 좋은 것은 바다 위를 가로질러 가는 것, 그 다음으로 좋은 건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라 했다. 비록 세 번째에 불과할지라도, 때로 바다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갖 상념을 일으키고,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그런 곳으로 떠나기 위해 때로 모든 것을 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 ‘비치(2000년 작)’의 유토피아도 바로 그런 곳이다. 동남아를 떠도는 배낭족 리처드는 어딘가 낯선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어 버릴 만한 체험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태국의 방콕에 짐을 푼 리처드는 옆방 투숙객 대피에게 어딘가에 존재하는 ‘낙원’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음 날 대피는 시체로 발견되고, 리처드는 그의 손에 남아있는 지도를 발견한다. 리처드는 같은 숙소에 묵은 프랑스인 커플 프랑소와즈와 에티엔을 꼬셔서 함께 섬을 찾아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비치’까지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비밀 해변에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수십 명의 남녀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평화로움과 나른함에 도취돼 무작정 머무른다. 그러나 적요한 바다에게 해일이나 폭풍우 같은 또 다른 얼굴이 있는 것처럼, 그 낙원에도 어두운 이면은 있었다. 이 ‘비치’를 찍은 곳은 푸껫 섬에서 동쪽으로 4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크라비다.

푸껫과 크라비는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도시의 회색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푸껫과 크라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각자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봉석 / 영화평론가>
 
출처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이메일 100628현재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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