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들도 케이블카와 우아한 금문교를 떠올릴 만큼 인상적인 풍경으로 가득한 곳, 샌프란시스코.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이 도시는 변화무쌍한 도심 풍경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문화로 전세계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한때는 LA를 앞서 태평양 연안 제1의 도시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 반도 북쪽 끝에 위치해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언덕이 많고 면적이 120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해 자동차 운전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고 버스나 케이블카 또는 도보로도 둘러볼 수 있다.
금문교를 건너 북쪽에 있는 마린 카운티는 베이 지역이라고도 하며, 풍부한 자연 경관과 수많은 예술가들이 생활하는 거리로 유명하다. 또한 나파밸리는 양질의 와이너리가 가득한 곳으로 이미 세계적인 명소. 동쪽으로는 학생들의 거리인 버클리가 위치하고, 남쪽에는 세계 IT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가 들어서 있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 다채로운 문화
시내 중심은 유니언 스퀘어가 볼 만하다. 유명 브랜드 매장과 대형 백화점들로 붐비는 이곳에는 최고급 호텔이 즐비한 노브힐과 미 서부 지역 최대의 차이나 타운이 있다. 차이나 타운 북쪽에는 리틀 이탈리아라고도 불리는 노스 비치와 관광지인 피셔맨즈 워프가 펼쳐진다. 노스 비치에서는 리 오스카의 노래로도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만의 훌륭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시내 서쪽은 주택가로, 세련된 부티크와 갤러리 지역이고, 남서쪽 헤이트 애시베리 지역은 히피 문화의 발상지다. 그 바로 서쪽에 있는 골든 게이트 파크도 놓쳐서는 안 되는 관광 코스로 동서 약 5킬로미터, 남북 약 800미터의 규모로 시내 공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마치 원시림과 같지만, 사실 지역 주민들이 심은 것으로 인조 공원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공원 내에는 숲과 호수는 물론 미술관, 박물관, 온실 및 각종 스포츠 시설이 완비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명예도
또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에서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1849년 골드 러시로 하루아침에 대도시로 변모했으며, 보헤미안적인 문학·예술가들의 그룹을 지칭하는 비트 세대, 히피족 그리고 동성애자 등 다양한 세대와 인구가 모여 오늘날의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었다. 그래서 세계적인 수준의 극장, 오페라, 심포니 그리고 발레단의 중심지로, 브로드웨이 바운드 공연과 문화예술 공연의 본고장으로도 통한다.
한편 세계적인 미각의 도시로도 발전해 다양한 문화, 신선한 식재료와 미국 내 최고의 셰프가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미각 여행을 선사한다. 숙박시설은 특급 호텔에서부터 부티크 호텔, 친근하고 저렴한 작은 숙소까지 3만2천여 개로 다양하며 전세계 관광객들을 만족시켜 준다. 이런 이유들로 샌프란시스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도 손꼽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관광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관광청에서는 대표적인 명소 10곳을 추려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으뜸은 단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인 금문교(Golden Gate Bridge)다. 길이가 무려 2.7킬로미터, 관광객들이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보도가 마련돼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 소살리토까지 갔다가 페리를 타고 다시 돌아오는 방법. 피셔맨즈 워프에 가면 몇몇 지정된 장소에서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다음은 케이블카. 도시의 역사적 랜드 마크로 19세기 후반부터 샌프란시스코 주변 사람들을 나르는 운송 수단이다. 파웰 하이드선(Powell-Hyde), 파웰 메이슨선(Powell-Mason), 캘리포니아선 등 3개 노선은 각각 최고의 전망을 보여준다.
피셔맨즈 워프(Fisherman’s Wharf)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거리 공연,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독특한 상점들로 즐거움이 가득한 이 곳은 피어(Pier) 39 지역으로 기라델리(Ghirardelli) 광장뿐만 아니라 갖가지 상점과 델몬트 광장(한때 델몬트사 복숭아 통조림 공장이 있었던 곳), 앵커리지 광장도 자리하고 있다. 게의 일종인 던저네스 크랩 같은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거나 낚싯배를 타고 항구를 드나들며 시원한 해풍을 맞아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알카트라즈(Alcatraz)는 과거 흉악범들을 가두던 형무소로 샌프란시스코 만 중간쯤에 위치한 동명의 섬이다. 섬 정상에 있는 셀 하우스(형무소) 오디오 투어는 8개의 언어로 안내한다. 사전 예약 필수(☎415-981-ROCK(7625))
눈과 귀에 익은 세계적 명소들 즐비
유니언 광장은 다운타운 중심의 쇼핑 지구다. 유명 백화점과 디자이너 부티크들이 포스트, 셔터, 기어리, 그랜트, 스톡턴, 파웰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다. 웨스트필드 샌프란시스코 센터에서는 블루밍데일스, 노스트롬 백화점과 170여 개의 독특한 가게들도 들러볼 수 있다.
노스 비치(North Beach)는 작은 이탈리아로 불리는데, 이름처럼 바닷가는 아니다. 콜럼버스와 그랜트 거리 주변에는 유럽풍의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텔레그래프 힐(Telegraph Hill)에 있는 코이트 타워(Coit Tower)는 도시의 이정표이며, 브리지와 만의 가장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랜트 거리와 부시 거리의 교차점에 위치한 차이나타운 입구는 ‘용의 문’이라고도 부른다. 24블록에 달하는 이 거리는 이국적인 상점과 유명 레스토랑, 식재료 상가, 사원 그리고 작은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즐거움이 넘쳐난다. 이 곳 차이나 타운은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 재팬타운은 도심인 유니온 스퀘어에서 금문교 공원으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이 도시의 다이닝과 나이트 라이프는 단연 최고다. 미국 내 최고의 미각 도시로, 최고의 요리사가 준비한 신선한 식재료, 이국적인 향, 독창적인 조리법으로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또한 셀 수 없이 많은 식당들이 미각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짜릿한 나이트 라이프, 이국적인 문화체험도
나이트 라이프는 현재 인기 절정의 클럽이 있는 사우스 오브 마켓 앤드 미션 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 생음악과 재즈, 블루스와 스윙이 어우러진 클럽들과 바들이 도시 곳곳에서 반겨준다.
이 도시 여행은 또 문화 체험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향악단, 오페라, 발레단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뮤지엄 오브 모던 아트(The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아시안 아트 박물관(Asian Art Museum), 디 영 박물관(de Young Museum), 리전 오브 어너(Legion of Honor), 익스플러토리움(Exploratorium)과 캘리포니아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에서는 많은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쇼핑센터 겸 비즈니스 빌딩 엠바카데로(Embarca- dero)와 더불어 페리(Ferry) 빌딩도 방문해 보자. 페리 빌딩은 미식가들을 위한 장소로 이 지역 요리사들이 만든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화요일과 토요일 아침 농산물 직판장에는 현지 농부들과 최고 품질의 공예품 생산자, 음식 품평인 그리고 개인 푸드 사업자들이 모여들어 활기로 가득 찬다. 엠바카데로는 샌프란시스코 해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금문교 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 공원이다. 소풍, 자전거, 스케이트, 골프 등은 물론 스토우(Stow) 호수에서 페달 보트를 타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또 온실, 일본식 차 밭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식물원과 캘리포니아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와 디 영 박물관도 있어 빠뜨리면 후회막급이다.
<자료협조=캘리포니아 관광청>
세계 제일의 친환경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민자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식 슬로 푸드 운동이 대대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운동의 시작은 유럽이었지만, 그 꽃은 미국에서 피우겠다는 의식이 샌프란시스코에는 지배적이라 모든 생활에 친환경을 접목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박물관인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자연광을 이용해 건물의 에너지로 사용하는 등 건물 자체도 친환경적이다. 또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는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앞장서서 친환경 정책을 실천해 유기농 및 에코 그린 호텔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도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이색 체험으로는 친환경 그린 투어를 경험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이 있다. 출발지 피셔맨즈 워프에는 블레이징 새들스나 바이크 롤 등의 자전거 대여점이 많다. 30달러 정도면 하루 종일 탈 수 있으며, 추천 코스 지도를 따르면 한결 알차고 수월하다. 대부분 금문교 쪽. 해변 산책로를 따르다가 금문교 바로 옆에 있는 포트 포인트로 달리는데, 이곳은 1861년에 지은 군사요새로 금문교 사진을 찍기에 가장 적합한 뷰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다.
다음은 언덕길을 올라 금문교 위로 올라가 달리는 것이 클라이맥스.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금문교 위를 달리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단,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자전거, 도보 전용 길이 나누어지므로, 표지판을 꼭 확인해야 한다.
다음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아름다운 예술 마을인 소살리토가 나온다. 지중해 스타일의 아름다운 거리를 누빌 차례다. 산의 경사면에 있는 고급 주택 지역, 부티크 매장 및 아름다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소살리토를 다 둘러본 후에는 피어 41로 가는 페리를 타면 된다. 페리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게 돼 있다. 페리에서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 전경을 바라보면 마지막으로 최고의 로맨틱한 순간을 선물로 받게 된다.
▶ 캘리포니아 와인 나파밸리, 소노마밸리, 테메큘라 등 캘리포니아의 화창한 기후와 토양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와인을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적게는 20~30퍼센트, 많게는 40퍼센트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특히 피아자 마켓에서는 주 내 각지의 최고급 와인을 종류별로 구비해 놓아 원하는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 호두 및 잣류 캘리포니아 호두는 많은 양의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 및 혈액순환에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규정에 따른 엄격한 품질검사, 여러 종류의 크기와 색, 다양한 포장 단위는 물론 매주 토요일 파머스 마켓으로 공급하기도 한다.
▶ 기라델리 초콜릿 기라델리(Ghirardelli)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프리미엄 초콜릿을 만드는 제조업체다. 이름은 생소해도 로고는 많이 알려져 있다. 1852년 사업 시작 이래로 코코아 빈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초콜릿의 전 과정을 컨트롤, 원재료의 품질과 맛, 판매되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책임지고 있다.
▶ 클램 차우더(Clam Chowder) 피셔맨즈 워프(Fisherman’s Wharf)나 피어 39(Pier 39)에 가보면 맛볼 수 있다. 시큼한 맛의 사워도우 빵에 샌프란시스코 클램 수프가 담긴 클램 차우더는 반드시 맛보아야 할 명물 중의 명물. 부댕이란 레스토랑은 매우 유명하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도 이 클램 차우더 빵인 사워도우 바게트 빵을 구입할 수 있다.
▶퓨전 요리 캘리포니아의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융합해 생성된 것으로 일식을 토대로 한 프랑스 요리, 멕시코와 베트남 요리가 혼합돼 새롭게 창조된 요리 등 자유로운 발상으로 태어난 다양한 요리들을 자랑한다. 특히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크림이나 버터 사용을 줄인 가벼운 건강식 요리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캘 멕스(Cal-Mex), 타코(Taco)나 브리토(Burrito) 등이다.
▶중식 요리 샌프란시스코 차이나 타운은 전미에서 선두를 다툴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정통 중국요리는 물론 중국의 식재료나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유명한 딤섬 레스토랑 등 본고장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맛보는 중식 요리는 색다른 미각 체험이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콧 메켄지가 부른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란 노래일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드신 분들이라면 토니 베넷이 부른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이 도시에 대한 아련한 환상을 심어줬다. 그 곳에 가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꽂고 있는 것일까. 물론 터무니없는 환상이란 걸 알지만 금문교와 함께 머리의 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1960년대의 샌프란시스코는 자유와 젊음의 도시였다. 1950년대의 비트 제너레이션 작가의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은 기존 사회에 이식되기를 거부하고 영적인 체험, 새로운 질서를 꿈꾸며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히피라고, 그들의 행동을 ‘플라워 무브먼트’라고 불렀다.
베트남전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을 반대하며 머리에 꽃을 꽂고 모두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히피들의 생각과 행동은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다운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런 히피들 상당수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세계 어디서나 듣고 불리는 ‘두 곡’
2003년 이안 감독이 만든 영화 ‘헐크’는 동명의 거대한 초록색 괴물이 샌프란시스코 곳곳을 헤매고 다닌다. 이곳 버클리대학 군수연구소에서 돌연변이 괴물로 변신하게 되고, 트레저 아일랜드에 위치한 옛 군사 기지를 비롯한 베이 에어리어에서 군인들과 싸우는 것이다. 자연의 상징이기도 한 초록색. 인간의 극단적인 본성 혹은 자유로운 욕망을 뜻하는 헐크가 인간을 전쟁무기로 만들려는 군인과 싸우는 이야기가 자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개된다는 것은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 단지 밝은 얼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스릴러 영화로 꼽히는‘원초적 본능’. 연쇄 살인범이 분명하지만, 너무나도 매혹적이고 섹시한 금발 미녀 샤론 스톤이 연기한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의 부촌인 소살리토에 살고 있다. 그녀가 스포츠카를 몰고 나와 한밤에 질주하는 장면은 샌프란시스코의 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욕망이 느껴진다.
서부 제1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할리우드처럼 들뜬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제2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는 은은히 도시를 감싸는 안개처럼 미혹(迷惑)의 이미지를 가진다. 밝고 화사하지만, 그 뒤에 도사린 그 무엇들….
알프레드 히치콕의 명작 ‘현기증’에서 전직 형사는 안개 속 등대에서 여인이 떨어져 죽는 것을 본다. 하지만 죽었다고 생각한 그녀를 우연히 거리에서 본 후, 강박증에 시달린다. 그는 과연 진실을 본 것일까. 아니 과연 진실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는 것일까? 안개가 매혹적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이 도시 명소를 곳곳에서 소개한다. 그가 미지의 여인을 구하는 곳은 금문교의 입구 포트 포인트이고,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는 클라이맥스는 시 남쪽 샌 후안 바티스타의 종탑이다.
은은히 도시를 감싼 안개의 미혹처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수없이 많다. 뉴욕이나 LA를 배경으로 한만큼. 그런데 샌프란시스코가 나오는 영화는 유난히 그 도시의 모습에 눈길이 간다. 그것은 이 도시 자체의 매력이 워낙 출중하기 때문이다. 뉴욕이 세계 금융과 문화의 중심지, LA가 할리우드의 도시라는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과는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플라워 무브먼트의 중심지, 게이들의 영웅인 게이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의 흔적이 있는 카스트로 거리, 경사가 심한 언덕을 달리는 케이블카와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금문교, 한때 교도소였던 그 유명한 알카트라즈 섬도 있다.
여명이 나온 ‘소살리토’에서도 보았듯, 차이나 타운은 인구 5만 명이 넘는 거대한 공동체다. 중국인을 비롯해 수많은 인종이 어울려 사는 국제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를 다룬 영화들 중 유난히 따뜻한 작품이 많은 것은, 아마도 그런 정서 때문일 것이다.
로빈 윌리엄스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여장을 하고 가정부로 일한다는 내용의 코미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로빈 윌리엄스는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약하다. 이혼을 당하고 아이들도 볼 수 없게 된 그는 여장을 하고 가정부로서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그들 가족이 사는 곳은 이 도시의 명물이기도 한 빅토리안 하우스다. 19세기부터 지어진 고풍스러운 이 집들이 늘어선 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또 코이트 타워와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트랜스 아메리카 피라미드도 등장한다. 1930년대 자치 소방단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만든 코이트 타워에 오르면 이 도시의 모든 풍경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곳곳에 명화의 사연 어린 장소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봐야 할 매력적인 장소의 하나로 꼽히는 곳은 마리나 지역에 위치한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다. 1915년에 그리스·로마 건축 양식을 본떠 만들었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24시간 안에 결혼 상대를 구해야 하는 남자의 좌충우돌을 그린‘청혼’의 주요 무대였다. 또한 액션 영화 ‘더 록’에서 숀 코넬리가 딸과 재회하는 감동적인 장소로도 등장했다.‘더 록’은 샌프란시스코를 가장 매력적으로 등장시킨 영화의 하나로 무장 군인들이 장악한 알카트라즈 섬, 페라리와 허비가 맹추격전을 벌이며 케이블카와도 충돌하는 언덕길 등이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 밖에도 ‘밀크’, ‘웨딩 플래너’, ‘생방송 에드 TV’,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더 게임’ 등의 영화에서도 온화하면서도 안개처럼 수수께끼가 감도는 매혹적인 도시 이미지로 그려졌다.
<김봉석 / 월간 ‘브뤼트’ 편집장>
출처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이메일 101004현재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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