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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본 아키타

DRAGON 2010. 11. 15. 16:15

 
  
 
인구 110만의 작은 현인 아키타가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큰 인기를 끈 TV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 덕분이다. 하지만 어찌 이 드라마 때문만이겠는가. 아키타가 뜨는 이유는, 왜 ‘아이리스’가 일본의 그 많은 다른 현과 도시가 아닌 아키타를 해외 로케이션지로 택하게 됐는가는 아키타에 가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갓진 일본의 모습이랄까. 아키타는 현대 도시로서의 이미지보다 농어촌 분위기가 짙다. 평화로운 산과 들 그리고 호수와 바다는 풍요의 터전으로 오래전부터 산해진미와 전통 축제들의 고장으로 유명했고, 곳곳에 보물창고와 같은 유서 깊은 문화 유적들을 많이 갖고 있어 시민들의 자긍심이 높다.

아키타현은 메이지 시대 이전까지 안도(安東), 사타케(佐竹) 씨 등의 사무라이들이 통치했다.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712년, 데와노쿠니(出羽國) 건국시기. 1602년, 히타치(지금의 이바라키현)의 사타케 요시노부는 데와아키타로 영지를 옮기라는 명을 받아 아키타에 구보타성(지금의 센슈공원)을 세우게 된다. 메이지 유신으로 1871년 번을 폐지하며 아키타현이 탄생했다.

북위 40도의 고장답게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지만, 사계절의 구분이 확실해 계절적인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너도밤나무 원시림인 시라카미 산지를 필두로 일본의 미림(美林)으로 손꼽히는 ‘천연 아키타 삼나무’, 일본에서 가장 깊은 자연호수인 ‘다자와호(田澤湖)’, 이를 배경으로 생산되는 맛있는 ‘아키타 쌀’과 좋은 물로 빚는 ‘아키타 미주(美酒)’, 아키타 고마가다케(駒ヶ岳) 등지에 피는 야생화들과 가을의 단풍 등 아름다운 자연들로 아키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또 헤이안 시대의 오노노 코마치로 대표되는 ‘아키타 미인’, 일본 열도를 울린 ‘하치’로 유명한 주인에게 충성하는 개 ‘아키타 견’,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간토(竿燈)축제’, 특히 봄날 가쿠노다테(角館)에 피는 벚꽃, 일본 3대 우동으로 손꼽히는 ‘이나니와 우동’들은 아키타를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

이 밖에도 효험 좋은 다마가와온천(玉川溫泉), 뉴토온천향(乳頭溫泉鄕) 등과 양질의 눈과 다양한 코스를 갖춘 그러면서도 한가한 스키장과 골프장들이 많아 자연과 스포츠, 유적과 축제, 온천과 미각 등을 겸한 아키타는 관광 휴양지로서 또 ‘아이리스’와 같은 드라마 촬영지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고장이다.
  
 
도쿄의 약 5.3배에 달하는 면적에 13시(市), 9정(町), 3촌(村)으로 구성된 아키타현은 전체의 70.6퍼센트가 풍부한 삼림으로 이루어져 특히 산천 경개가 아름답고 농축산물이 풍부하다. 이 아름다운 현을 며칠 사이로 다 둘러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관광거리를 소개한다.
 
▶▶ 센보쿠(仙北)시 무사저택 거리
아키타현에서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에 걸쳐 현내 각지에서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있는 곳이 센보쿠시 가쿠노다테(角館)다. ‘동북지방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가쿠노다테는 1620년에 아시나 씨에 의해 만들어진 성밖 시가지다. ‘히요케(火除)’라 부르는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은 무사저택이 늘어선 ‘우치마치(內町)’, 남쪽은 서민이나 상인들이 사는 ‘도마치(外町)’로 구분된다. 우치마치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이 무사저택 거리에는 이시구로저택, 아오야기저택을 비롯한 많은 무사저택이 현존한다.

이 중 몇 곳은 관광지로 공개, 내부 견학을 할 수 있으며(일부 유료) 종종 사극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특히 아오야기저택은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일부 국가 및 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보물을 포함해 다양한 집안 유물을 장르별로 잘 전시해 놓아 마치 박물관 또는 보물창고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진다. 또 이 집안과 사람에 얽힌 사연도 잘 전시돼 있어 시종 흥미진진하다.

이 무사저택 거리를 따라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 이상 된 고목 등 400여 그루의 수양벚나무들이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이 수양벚나무는 교토에서 성주에게 시집 온 조정의 공주가 혼수로 가져온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무사저택은 여름의 신록,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고풍스런 인력거에 흔들리며 벚꽃 아래를 산책하는 것도 소박한 재미가 있다.
 
▶▶ 얼레지 군생의 고향
가쿠노다테역에서 아키타 내륙 종단철도에 승차해 약 15분을 가면 일본 최대 규모의 얼레지 군생지가 나타난다. 얼레지(가타구리)는 아키타에서 ‘가탓코’, ‘가탄코’라고도 불리는 백합과의 다년초. 이곳의 특산품인 사이묘지 밤을 재배하는 밤나무 숲에서 자생하며 그 규모는 20헥타르에 달한다.

밤나무를 가지치기나 솎아베기를  해 볕이 잘 들게 하고 철저한 거름 관리로 영양분이 충분하도록 해 군생지를 형성했다. 얼레지가 발아해서 개화하기까지는 약 8년이 걸리며 종자는 개미에 의해 옮겨진다. 얼레지 군생지는 무척 광범위해 산책 코스도 나뉘어져 있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에 걸쳐 차례차례 피기 때문에 약 3주일 가량은 관람을 즐길 수 있다.
 
▶▶ 깊고 신비한 자청 빛  호수 다자와호
자청색의 수면과 다츠코히메의 전설이 깃든 다자와호는 둘레 약 20킬로미터의 원형 자연 호수다. 수심 423.4미터로 일본 제일의 수심을 자랑한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고 있는 호수는 계절마다 풍부한 표정을 지니고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 호반에는 황금색 여인상이 세워져 있는데, 주인공이 바로 다츠코히메란 소녀로 유명한 전설이 있다. 다자와 호수 근처, 간나리무라(神成村)에 ‘다츠코’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다츠코는 빼어나게 아름다웠는데 그 아름다움이 영원히 지속되도록 신께 100일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신으로부터 계시가 내려와 깊은 산속에 있는 신비의 샘을 찾게 되고 그 샘물을 마셨는데, 마실수록 갈증을 느끼게 돼 계속 샘물을 마시다 의식을 잃고 만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츠코의 모습은 커다란 용으로 변해 있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응보를 깨달은 다츠코는 다자와호의 깊은 곳으로 뛰어들었다는 것.

 

▶▶ 히노키가와의 벚나무길
무사저택 거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가쿠노다테 마을 중심을 흐르는 히노키가와(檜木內川)라고 하는 강변이 나온다. 강변에는 전체 길이 2킬로미터에 걸친 벚나무 가로수길이 있는데, 1934년 황태자의 탄생을 기념해 심은 것이 그 시작이며, 지금은 나라의 명승지로 지정돼 있다. 벚나무길 아래 산책로가 개설돼 벚꽃 터널 아래를 느긋하게 걸어봐도 좋고, 강가에서 휴식을 취하며 벚꽃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 비탕, 약탕…경치 좋고 효험 좋은 온천
아키타현은 25개의 도시와 마을 모든 곳에 온천이 있는데, 센보쿠시는 특히 온천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쓰루노유온천’이나 ‘다에노유온천’ 등 7개의 여관이 있는 뉴토온천향은 각기 독자적인 원천을 가지고 있어 전국의 온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 또한 다마가와온천은 매분 9천 리터로 한 곳에서의 유출량으로는 일본 제일이며 원천 98도, pH1.05의 강산성으로 라듐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만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온천으로 병을 치료하려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이 밖에도 다자와코 고원온천향, 미즈사와온천향, 나쓰세온천 등 특색있는 온천들이 많이 있다.
 
▶▶ 나마하게의 고장 오가반도
동해를 향해 튀어나온 반도. 깎아지른 듯한 절벽, 기암이 연이어 늘어선 해안선이 멋진 오가반도는 아키타현을 대표하는 임해관광지로서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5월 중순에서 6월 말까지 ‘도미 축제’를 비롯, 12월 31일(섣달 그믐날) 밤에 도깨비 가면과 짚으로 만든 의상을 걸치고 ‘우는 아이는 없느냐~, 우는 아이는 없느냐~’ 하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나마하게(なまはげ)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를 둘러보는 상품도 나와 있다. 현준과 승희가 포옹하던 다츠코동상 옆 다자와코 호반, 스키를 들고 데이트를 즐기던 다자와코 스키장 시라카바 코스, 둘이서 사랑을 나눈 다자와코 호텔, 온천 데이트 장소인 뉴토온천향 쓰루노유, 현준이 킬러 빅으로부터 유키를 구하며 탔던 다마가와 댐, 유키의 장례식을 치르던 운간지, 현준과 승희가 이나니와 우동을 먹던 우루시구라자료관, 데이트를 즐기던 요코테성 가마쿠라, 오가수족관, 호텔 데이스이, 오가반도 간푸잔 전망대, 현준과 승희의 유명한 사탕키스 신을 찍은 아키타 시 이자카야 요네시로 등 아키타현 내 거의 모든 명소들이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됐다. 
 
▶▶ 사냥꾼 체험 ‘마타기 학교’
일본 산간지역의 전통적 사냥꾼인 ‘마타기(マタギ)’ 체험은 ‘사냥감은 산신령이 내려준 것’이라며 ‘자연의 소중함에 경외심을 품고, 남획이나 싹쓸이가 아닌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잡는다’는 일종의 에코의식 체험이다. 현내 웃토 온천 마타기노유(打當溫泉 マタギの湯)에서 열리는데 여러 마타기들의 실제 체험담과 함께 마타기의 역사, 도구를 배우고, ‘일본의 폭포 100선’ 중 2위에 선정되기도 한 상하 2단의 야스노타키 폭포를 타며 곰의 흔적을 찾기도 한다.
 
<자료 제공=아키타현 관광과 / 북도호쿠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손, 어깨, 이마, 허리 등으로
 
아키타시에서는 매년 8월 3~6일  열리는 간토축제 때는 물론 연중 간토축제를 체험할 수 있다. 아키타시에 있는 민속예능전승관에 가면 아키타시의 3대 축제인 간토축제, 츠치자키미나토히키야마 축제(土崎港曳山まつり), 아키타시 본덴축제(秋田市梵天まつり)의 자료관이 있는데, 이중에서 쌀가마니 모양의 등을 여러 개 매달아 벼이삭처럼 만든 간토축제 등불 봉을 들어볼 수 있다. 대나무 등불 봉을 손바닥 위나 이마, 어깨, 허리 등에 올려서 쓰러지지 않게 중심을 잡아 보는데 스릴은 물론 집중력과 운동 효과가 만점이다. 어린이, 학생, 어른에 따라서 등 개수와 크기를 달리해 놓아 선택할 수 있다.
   
 
 
교통  현내를 연결하는 버스나 열차의 편수가 수도권의 대도시에 비해 적은 편이다. 미리 열차 운행 시각을 확인하고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천 매너  타월을 탕에 넣으면 안 된다. 아키타의 노천탕은 혼욕이 가능한 곳이 많은데, 입욕 시에는 이성을 빤히 바라보거나 하는 것은 매너에 어긋난다. 귀금속을 착용한 채 온천탕을 이용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사용할 수 없는 가게도 있기 때문에 행선지가 미리 정해져 있다면 사전에 확인하거나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나니와 우동  일본의 3대 우동 중 하나. 3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고 쇼군이나 궁내성으로만 상납되던 음식이다. 면을 손으로 늘려서 만드는데, 강한 끈기와 탄력, 삶아냈을 때의 놀라운 투명감, 혀끝에 닿았을 때의 매끄러움 등이 특별하다. 보존기간이 길고 소화도 아주 잘 되는 건강식품이다.
  
 기리탄포 나베  갈아 으깬 밥을 삼나무 봉에 오뎅처럼 감아 붙인 뒤 불에 구운 것. 산간지역 사냥꾼들의 간편식이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봉에서 빼낸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닭고기로 국물을 낸 나베에 넣어 먹는다. 달짝지근한 된장을 발라서 구운 ‘미소탄포’도 별미. 
 
 요코테 야키소바  전후 노점상에서 시작된 매우 서민적인 음식. 소스는 비교적 단맛이 강한 편이다. 조금 두껍고 구불거리지 않는 면을 삶아서 갈은 돼지고기, 양배추 등과 함께 볶는다. 위에 얹는 반숙 계란프라이의 노른자를 터뜨려 소스와 함께 섞어 먹는다. 후쿠진즈케라고 하는 채소절임을 함께 먹는데, 2009년 일본 서민 음식 경연대회인 전국 B-1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가바자이쿠(樺細工)  벚나무의 껍질을 이용해 만든 전통공예품인 가바자이쿠는 아키타현 가쿠노다테에서만 전승되고 있다. 산벚의 아름다움은 일본 최고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등에도 소개돼 있다. 일상용품 외에도 축하 선물이나 답례품, 기념품 등에 좋다.

 이부리갓코  무를 장작의 연기에 그슬린 뒤, 소금이나 쌀겨에 절이는 훈제 단무지(아키타에서는 절임류를 ‘갓코’라 부름). 눈이 많아 햇볕이나 바람에 말리기가 어려워 발달하게 된 가공법. 연기에 그슬리므로 표면에 검은 띠가 생기는 것이 특징. 독특한 향과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인상적이다.

 일본 술  ‘쌀과 술의 고장, 아키타’라 불릴 정도로 향토주의 종류가 많으며, 풍부하고 깊은 그 맛은 품평회에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 있는 긴죠슈를 비롯해 전통적인 쥰마이슈 등 깨끗하고 좋은 물과 공기, 맛있는 쌀이 빚어내는 아키타의 명주들은 멋진 기념품이 될 것이다.
 
  
 
아키타 현립 미술관에서는 20세기 초 파리를 중심으로 활약한 세계적인 서양화가 후지타 츠구하루(藤田嗣治)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한 벽화가 있는데, 바로 ‘아키타의 행사’다. 약 70년 전의 아키타를 폭넓게 잘 묘사한 이 벽화는 이 지방 재력가 히라노 마사키치(平野政吉)와 얽힌 사연이 있어 더욱 흥미롭다.

후지타 츠구하루는 1886년 도쿄부 우시고메구 신오가와마치(현재 신주쿠구)에서 태어났다. 도쿄 미술학교를 졸업 후 홀로 프랑스로 건너가, 모딜리아니 등 파리파(에콜 드 파리 Ecole de Paris) 화가들과 교류했고, 1921년 살롱 도톤(Salon d’Automne : 파리의 유명 미술전)에 ‘멋진 백지’라고 불리는 매끄러운 바탕에 일본의 면상필(面相筆 : 가는 붓의 일종)로 윤곽선을 그린 나부상을 발표해 화가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후지타 곤경 때 히라노가 그림 구입

후지타는 1931년 자신의 환경과 화풍의 전환을 꾀하는데, 이를 위해 파리를 떠나 약 2년간 중남미 각국을 여행하며 풍부한 색채의 작품들을 발표하고, 귀국 후에는 도쿄, 오사카, 교토 등에서 계속해 벽화 제작에 몰두했다.

히라노 마사키치는 1895년, 에도시대부터 내려오는 재력가 집안인 히라노 가문의 3대로서 아키타시 오오마치 1번지에서 태어났다. 젊을 때부터 자동차 운전이나 비행기 조종 등에 도전하는 등 도전적인 생활을 했으며, 또한 우키요에(일본 민속화)나 골동품, 그림, 조각 등에 흥미를 갖고 수집에 힘쓰기도 했다.

후지타 츠구하루와 히라노 마사키치가 만난 것은 1934년, 도쿄의 전람회장에서라고 전해진다. 후지타는 1936년 부인 마들레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게 되었는데, 이때 곤경에 처한 후지타를 위해 히라노가 ‘북평(北平 : 베이징의 옛이름)의 역사(力士)’등의 작품을 구입했다. 이를 시작으로 후지타의 많은 작품을 산 히라노는 아키타에 미술관 건설까지 계획하게 되는데, 이 때 후지타가 미술관의 벽을 자기 그림으로 장식하겠노라며 그린 그림이 바로 이 ‘아키타의 행사’다.

후지타는 이 벽화를 제작하기 위해 약 한 달 간격으로 아키타를 방문해 축제나 풍속을 취재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리고 ‘아키타의 전모’와 ‘역사적 의의’를 그리고자 1937년 2월 21일 히라노 가문의 쌀 창고 안에서 벽화 제작에 착수했다. 가로 20.50미터, 세로 3.65미터 크기의 이 거대한 그림은 다음 달인 3월 7일 완성됐는데, 이는 겨우 15일간 그것도 174시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완성된 것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단기간에 그렸지만 전쟁 때문에 30년 뒤에 걸려

벽화 ‘아키타의 행사’는 아키타의 축제나 사람들의 기원, 생활하는 모습, 산업과 역사가 잘 담겨 있어 후지타가 작업한 일련의 벽화 작품들의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벽화가 완성될 무렵 일본은 태평양전쟁에 돌입해 히라노가 구상하던 미술관 건설도 중지되고 따라서 이 벽화는 이후 줄곧 히라노 집안의 쌀 창고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히라노의 염원이던 미술관은 그 뒤 30여 년이 지난 1967년 아키타현과의 공조로 개관하게 됐다. 동시에 히라노는 ‘재단법인 히라노 마사키치 미술관’을 만들어 미술관 운영을 맡았다. 미술관 2층의 대전시실은 벽화 ‘아키타의 행사’를 위해서 설계된 곳이며, 재단에 기증된 작품은 후지타의 유화뿐만 아니라 그의 수많은 스케치, 사생, 판화 등도 포함돼 있어 1930년대의 후지타의 그림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 후지타 츠구하루의 그림을 언급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콜렉션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히에하치만 신사(日吉八幡神社)의 산노사이(山王祭) 축제  가장 오른쪽에 그려진 것이 아키타시 야바세(八橋)에 있는 히에하치만 신사의 산노사이 축제다. 마을 한가운데에 오키야마(산 모양을 한 가마)를 두고, 춤 무대나 노점들로 붐비는 1936년 9월의 축제 모습을 잘 표현했다.

타이헤이잔 미요시 신사(太平山三吉神社)의 본덴봉납(梵天奉納)  오른쪽에서 두 번째 축제는, 아키타시 히로오모아카누마(廣面赤沼)에 있는 타이헤이잔 미요시 신사의 것이다. 이 신사에서는 1월 17일에 지역 또는 마을별로 ‘가내 안전’이나 ‘상업번창’ 등을 기원하며, 신이 깃든다는 본덴을 기세 좋게 경쟁하면서 봉납한다.
 
간토(竿燈)  화면 중앙에는 간토가 자리잡고 있다. 후지타 츠구하루는 1936년 8월의 간토를 스케치했다. 간토 연기나 큰북 등, 장대 중간에 다는 삿갓(花笠)이나 이사미 인형(勇み人形)도 보인다. 쓰러지려 하는 삿갓 끝에는 고헤이(御幣, 신사에서 쓰이는 종이장식)가 흔들리는 듯하다.

코로키바시(香爐木橋)  축제와 연중행사를 그린 오른쪽 3개의 화폭과 아키타의 겨울 일상풍경을 담은 왼쪽 2개의 화폭을 나누고 있는 것이 코로키바시다. 이 다리는 아키타시 테라우치의 다카시미즈 구릉 우슈 가도에 있는데, 향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시민들의 일상  화면 왼쪽에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이나 히라노 가문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그렸다. 망토를 걸치고 서양 우산을 손에 든 남성, 긴 수건을 걸치고 우비를 입은 여성, 가쿠마키(숄처럼 생긴 방한외투의 일종)를 걸친 나이든 여성, 연을 들고 있는 어린이는 소데폿치(방한모의 일종)를 썼다. 말이 끄는 썰매를 모는 남성은 배의 돛을 만드는 천으로 지은 튼튼한 옷을 입었다.

기타  말썰매나 상자썰매는 겨울의 삶을 지탱하는 운반도구들이다. 어린이가 들고 있는 연은 아키타 바보연. 또한 어린이들의 놀이로서 유키무로(雪室)도 그려져 있다. 화면 안쪽에 보이는 상인의 집 지붕에는 화재에 대비해 빗물을 담아두는 빗물 통이 얹혀 있다.
 
출처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이메일 100322현재
출처 : 종, 그 울림의 미학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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